바야흐로 ‘태블릿PC 대전’의 막이 올랐다. 애플의 ‘아이패드’ 시리즈는 지난 2분기 전 세계 태블릿PC 시장의 약 68%를 차지하면서 ‘독주 체제’를 유지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 다양한 제조사에서 좀 더 작고 저렴한 태블릿PC가 잇따라 나올 예정이어서 애플의 독주를 멈출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운영체제(OS)인 ‘윈도8’이 올 10월 선보이면서 아이패드 일색이던 태블릿PC 시장이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윈도8 탑재로 노트북 대체할까

내달 마이크로소프트의 차세대 OS인 윈도8이 나오면 태블릿PC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윈도8은 PC용 OS와 태블릿용 OS를 통합한 제품이다. PC 환경을 태블릿PC에서도 완벽하게 재현, 태블릿PC가 콘텐츠 ‘소비형’ 기기에서 ‘생산형’ 기기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게 마이크로소프트의 설명이다. 키보드를 부착한 태블릿PC를 통해 노트북의 업무환경을 그대로 재현해 모바일 OS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삼성전자, 레노버, 델 등은 윈도8을 탑재한 태블릿PC 제품을 최근 막을 내린 독일 가전전시회(IFA)에서 잇따라 공개하기도 했다. 단순한 태블릿PC가 아니라 ‘생산성’을 강조해 키보드를 적용한 ‘컨버터블 태블릿PC’가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윈도8 OS용 브랜드 ‘아티브(ATIV)’를 발표하고 11.6인치 컨버터블PC ‘아티브 스마트PC 프로’ 및 ‘아티브 스마트PC’, 10.1인치 태블릿PC ‘아티브탭’ 제품을 공개했다. 디스플레이와 키보드를 탈부착할 수 있는 컨버터블PC에는 ‘S펜’이 포함돼 있고, S노트와 S카메라 등 24개 애플리케이션을 넣었다. 아티브탭은 윈도8 RT(인텔 칩 대신 ARM 계열 칩을 지원하는 OS)를 채용한 태블릿PC다. 퀄컴 1.5㎓ 듀얼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1366×768 HD 고해상도에 후면 500만 화소 카메라를 지원한다.

레노버가 지난달 31일 공개한 아이디어 패드 ‘Yoga 13’도 윈도8 기반의 태블릿PC다. 디스플레이가 360도로 꺾여 전후면으로 회전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평상시에는 노트북으로 사용하다 요가를 하는 것처럼 화면을 완전히 뒤로 넘겨서 태블릿PC로 사용할 수 있다. 13.3인치 디스플레이와 인텔 코어 i7를 지원한다. 무게는 1.4㎏이다.

HP도 최근 윈도8 기반에 11.6인치 터치디스플레이로 이뤄진 ‘ENVY X2’를 발표했다. 태블릿PC와 분리형 키보드를 함께 적용했고, 인텔의 아톰프로세서인 ‘클로버트레일’을 탑재했다.


○하반기 7인치 태블릿 봇물

올 하반기 ‘콘텐츠 소비용’ 태블릿PC 시장에서는 7인치 제품이 인기를 끌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그간 이 시장에서는 애플의 아이패드를 비롯한 10인치대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기관 SA가 미국·영국·독일·프랑스·중국·일본 6개국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태블릿PC 이용자의 20%가 다음 제품으로 7인치 태블릿PC를 살 것이라고 대답했다. 특히 독일의 아이패드 사용자 중 31%가, 일본의 아이패드 사용자의 25%가 7인치 화면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보고서 작성자인 마틴 브래들리는 “이 조사에서는 현재 아이패드 이용자보다 앞으로 태블릿PC를 살 사람들의 7인치 화면 제품 수요가 좀 더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대표적 제품은 구글이 내놓은 레퍼런스 태블릿PC인 ‘넥서스7’이다. 구글이 처음 선보인 이 태블릿은 1200×800 HD 디스플레이에 쿼드코어 중앙처리장치(CPU), 테그라3 칩셋을 적용했다. 10.45㎜ 두께에 340g으로 가벼운 무게를 자랑한다. 지난 7월 말에는 넥서스7 16기가바이트(GB) 제품이 품절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더 이상 제품 주문을 받지 않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출시 이후 ‘킨들파이어 킬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에 질세라 아마존도 킨들파이어 7인치 버전을 지난 7일 새로 출시했다. 전작과 가격은 같지만 해상도는 1200×800 HD로 높였고, 배터리 수명도 11시간으로 늘어났다.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애플이 내놓을 예정인 ‘아이패드 미니(가칭)’다. 애초 7인치대 제품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애플은 작고 저렴한 태블릿PC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무시하지 못하고 내달 7인치대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