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에볼루션(LTE)이 초고속 인터넷의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국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LTE 시장을 공략한 LG유플러스가 기세를 올리고 있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5000원 초반대에서 움직였던 LG유플러스의 주가는 최근 장중 8000원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7월20일 기준 LG유플러스의 LTE 가입자 규모는 288만명으로 전체 LTE 가입자의 34.6%를 차지한다. 2분기 동안에만 110만명이 새로 가입한 데 힘입어 올해 목표인 가입자 450만명 확보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LTE는 이통사들의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가입자당매출(ARPU)이 가장 높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다. 1분기 기준 2G와 3G 서비스 사용자의 ARPU는 1만7000원과 3만4000원인 반면 LTE는 5만4000원에 달했다.

LG유플러스의 2분기 ARPU는 2만9282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0년 이후 이통 3사의 ARPU 증가율이 15%에 도달한 것은 처음이다.

ARPU 증가세가 워낙 높아 321억원 적자를 기록한 2분기 실적이 별로 부각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2분기에 전분기 대비 44.4% 증가한 6300억원을 마케팅에 쏟아부었다는 정상참작 사유도 있지만 ARPU의 급증으로 하반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부분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LG유플러스의 ARPU는 3만5000원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주가와 ARPU는 비례하기 때문에 주가도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LG유플러스의 시장점유율이 상반기 18.59%로 크게 상승한 점을 주가 상승의 전조로 보기도 한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수석 연구원은 “2004~2006년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의 시장점유율이 급증할 때 주가는 273% 뛰었다”고 분석했다.

그동안 16%(8229만주)에 달하는 자사주와 한국전력이 보유한 지분 7.5%(3841만주)의 물량부담이 LG유플러스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업계에선 8000만주가 넘는 자사주 가운데 절반가량이 블록딜로 처분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가 31일 자사주 7817만주를 이익소각키로 결정함에 따라 물량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다.

남은 변수는 경쟁사, 특히 하반기 대규모 마케팅 공세가 예상되는 KT의 반격이다. 안재민 키움증권 선임 연구원은 “하반기 KT의 마케팅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마케팅 비용을 유지하면 실적이 부진해지고, 대응하지 않으면 LTE 가입자가 줄어든다는 점은 LG유플러스의 딜레마”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