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이석기 씨가 “애국가는 그냥 나라를 사랑하는 노래 중 하나이고 우리에게는 국가가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또 “애국가를 강요하는 것은 전체주의”라는 주장도 폈던 모양이다. 한낱 종북주의자의 주장을 지면에서 논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소위 국회의원이 된 이상에는 논평하지 않을 수도 없다. 정치가 이런 상황을 만들어 놓았다.

애국가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대한민국 국가다. 2010년 제정된 국민의례규정에서 법적 근거를 부여받기도 했다. 국민의 혈세를 받는 국회의원이 국가의 상징을 부정하는 꼴이다. 물론 한국 사회는 그동안 과도한 국가주의를 경험해왔다. 국민교육헌장 낭독과 국기에 대한 맹세 등 국가의례가 남발되는 시대를 겪기도 했다. 한국의 중·장년층들은 ‘나라의 융성이 나의 발전임을 깨달아…’라든가 ‘스스로 국가 건설에 참여하고 봉사하는 국민정신을 드높인다’는 문구가 나오는 국민교육헌장을 외우면서 성장해왔다.

우리는 국가 권력이 개인의 자유나 권리보다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주장하는 국가주의에 반대한다. 나치주의와 스탈리니즘으로 대표되는 국가주의는 근대화의 일탈일 뿐 결코 국민국가의 진면목이 아니다. 한국의 민주화 투쟁이라는 것도 바로 그런 일탈을 바로잡자는 것이었다. 당연히 국가는 인간의 존엄과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존재일 뿐이다. 문제는 종북주의자 따위가 거론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국가주의의 화신이 바로 북한이요, 이들을 노예처럼 숭배하는 것이 종북세력이다. 바로 극단적 국가주의의 전형인 것이다. 북한 헌법 서문 14개 문장에 김일성 이름만 17번이 나오는 그런 집단을 조국이라고 부르는 자들에게 애국가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말이다.

감히 자유주의에 기반한 일부의 국가 비판주의적 태도를 흉내내며 애국가를 운운할 자격 자체가 없다. 생각이 짧고 지성이 거칠어 단순히 종말적 교의에 사로잡혀 있을 뿐인 집단이 바로 종북이다. 이런 세력을 국회로 끌어들인 민주당이 더 문제다. 참 국민들이 딱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