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주방도 넓고 침대, 소파까지…. 웬만한 펜션보다 좋네.”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2012 코리아오토캠핑쇼’. 곳곳에 전시된 ‘캐러밴’에 관람객이 모여들었다. 캐러밴은 바퀴가 달린 이동식 주택이다. 주방, 침실, 화장실이 갖춰져 있어 취사와 숙박이 가능하다.

국내 캠핑장이 1000여곳으로 늘면서 캐러밴을 찾는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 업계는 올해 캠핑장 이용객이 400만명에 이르고 캠핑용품 시장 규모도 4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명환 두성특장차 소장은 “레저용 차량보다 가격이 높다 보니 공공기관과 법인 구매가 많았는데 요즘엔 개인 고객들이 알음알음 찾아온다”며 “은퇴 이후 여가생활을 즐기기 위해 구입하는 50~60대가 많다”고 전했다.

캐러밴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자연친화적이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김경현 씨(33)는 “도심에 가까운 펜션이나 호텔은 아파트와 다를 게 없다”며 “캐러밴을 이용하면 숲이나 산속에서 귀뚜라미 소리를 듣고 밤에 별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박경민 씨(42)는 “캐러밴을 세워두고 바비큐 파티를 하는 게 캠핑 마니아들의 로망”이라며 “텐트처럼 매번 설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구입하고 싶다”고 했다.

캐러밴 가격은 제조업체와 크기, 옵션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캠핑문화가 발달한 미국, 독일에서 수입된 견인용 캐러밴은 3인용이 2000만원대, 5인용이 3000만원대다. 계란형 모양의 깜찍한 디자인이 특징인 ‘T@b(탭)’은 2380만원이다. 블루버드엔터프라이즈가 독일에서 수입·판매한다.

국내 제조업체가 만든 캐러밴은 가격이 저렴해 인기다. 2인용은 1500만원 선, 4인용은 2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4인용 캐러밴 하루 렌트비는 15만~30만원이다.

올초 버팔로 오토홈스가 출시한 ‘델핀270’은 1540만원에 살 수 있다. 길이 2.7m, 너비 1.7m, 높이 1.5m로 경차로 견인할 수 있고 아파트 주차장에 세울 수 있다.

국산 제품 중 최첨단 시설을 갖춘 캐러밴도 등장했다. 스틸록은 GPS(위성항법장치)와 풀 오디오 시스템, 아이폰 독 스피커, 디지털 액자, 유아 보호용 외부 카메라 등 IT(정보기술) 제품을 장착한 모델을 선보였다.

견인장비 없이 자유롭게 전국 방방곡곡을 여행하고 싶다면 모터 캐러밴이 편리하다. 흔히 얘기하는 캠핑카다. 주행이 가능해 자동차나 트레일러에 실어 운반할 필요가 없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두성과 엠뱅크가 캐러밴을 직접 제작한다. 현대자동차로부터 스타렉스의 앞부분을 납품받고 뒷부분 트레일러는 자체 제작해 차체에 얹는 방식으로 만든다. 가격은 8000만~1억원으로 견인용에 비해 비싸다.

인기 TV프로그램 ‘1박2일’에 나와 유명해진 두성의 D600M 모델(7인용)은 8300만원이다. 2종 보통면허가 있으면 운전할 수 있다. 벙커베드(2층 침대), 변환형 테이블, 주방, 화장실 등을 갖췄다. 테이블을 접어 침실로 사용할 수 있다.

캠핑과 관련한 다양한 제품들을 만날 수 있는 코리아오토캠핑쇼는 지난 14일 개막했으며, 17일까지 계속된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