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 초가 되면 “어린이펀드에 가입하려는데 어떤 펀드가 좋죠”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몇 년 전부터 어린이날 즈음이면 어린이펀드가 조명을 받고 있다. 어린이펀드는 아이들의 경제교육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학자금, 결혼자금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날이면 으레 자녀들에게 학용품이나 장난감을 선물해주던 시절이 지나고 있음을 새삼 느낀다.

어린이를 위한 금융상품에는 예금 보험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어린이펀드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주식에 투자하지만 적립식으로 장기 투자하기 때문이다. 저금리 추세 속에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금리 상품은 장기적으로 이롭지 않다는 것을 대부분 인지하고 있다.

국내에 시판 중인 어린이펀드들은 국내 주식과 채권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등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해외 펀드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고객의 투자 성향과 기간, 목적에 따라 입맛대로 고를 수 있다. 어린이펀드는 자녀를 위한 선물이고 장기투자 상품인 만큼 더욱 신중하고 꼼꼼하게 결정해야 한다. 어린이펀드 가입 때는 일반 펀드보다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사항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다양한 경제교육 프로그램 확인해야

어린이펀드는 가입 그 자체로 자녀들에게 교육이 된다.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저축’과 ‘투자’의 차이를 이해하고 경제관념을 가질 수 있다. 투자 마인드를 오랜 투자 기간에 갖추는 것은 물론이다. 생활 속의 경제교육인 셈이다.

어린이펀드 운용사들은 펀드 가입 자녀들에게 다양한 경제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운용사뿐만 아니라 펀드 판매사에서 제공하는 경제교육 프로그램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펀드 내 기금 적립을 통해 해외 국가를 탐방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펀드 운용보고서를 발송하기도 한다. 또 금융교육 사이트를 운영하며 다양한 경제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우리아이 3억만들기 펀드’는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유명 대학을 견학할 수 있는 ‘글로벌 리더 대장정’ 프로그램을 비롯해 다양한 어린이 경제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신한BNPP 엄마사랑 어린이적립식펀드’ 가입자를 대상으로 ‘엄마사랑 어린이 예술·경제캠프’를 개최하고 있다. ‘NH-CA 아이사랑 적립펀드’는 펀드 내 기금을 통해 선진국 탐방 등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투자 목적 확실히 정해야

어린이펀드는 분명한 투자 목적을 가지고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중·고등학교 등록금이나 사교육비 등을 계획적으로 마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교육비 지출이 매년 물가상승률을 넘어서고 있어 사교육비 부담이 점점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좀 더 장기적으로 목표를 갖는다면 대학교 등록금, 유학자금, 결혼자금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어린이펀드를 적립식으로 보다 장기로 투자해야 하는 것이 기본 전제다.

어린이펀드에 대한 수익성과 투자 대상도 반드시 살펴봐야 할 부분이다. 어린이펀드도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은커녕 원금 손실이 날 수도 있다. 주요 어린이펀드 상품의 최근 1년 수익률을 보면 대부분 -10%대 이상의 손실을 내고 있다.

그렇다고 어린이펀드를 가입해 놓고 단기간 손실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어린이펀드의 최근 3년 수익률은 대부분 30~50%를 기록하고 있다.

장기 적립식 상품은 변동성이 심한 장세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확률이 높다. 장기 성과를 더욱 고려해서 어린이펀드를 골라야 하는 이유다.


○주력 투자 대상 꼼꼼히 봐야

가입을 고려하는 펀드가 어떤 투자 대상에 주력하는지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어린이펀드는 장기 투자 상품이어서 혼합형 펀드나 채권형 펀드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한다. 투자 대상은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으로 나눌 수 있다.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저평가 우량주와 배당 확대 예상 기업 등 대표기업에 투자한다. 반면 이머징마켓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미래에셋우리아이친디아업종대표’, ‘신한BNPP엄마사랑어린이이머징스타’, ‘KB캥거루아시아’ 등은 해외에 투자하는 어린이펀드다. 주로 친디아, 아시아·태평양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흥 국가들에 투자한다. ‘미래에셋 우리아이 3억 만들기 G1 펀드’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장기적 성장이 가능한 우량주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업종 대표주를 중점적으로 투자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해외 주식에도 분산투자할 수 있다. 어린이펀드는 10년 이상 투자하는 장기 상품이어서 국내뿐 아니라 성장성이 높은 해외 투자를 병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여세 한도 체크 필수

어린이펀드는 자녀 본인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고 적립식으로 장기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때 부모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있다. 증여세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어린이펀드는 만 19세까지 10년 단위로 1500만원씩 증여세 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오히려 계획적인 증여로 절세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펀드 투자금액이 증여세 공제 한도를 넘는다면 펀드 가입 시점에 증여세 신고를 해 두는 것이 좋다. 가입 시점에 신고를 해두지 않으면 펀드 해지 시점을 증여 시기로 판단하고 투자 원금에 수익을 더한 금액이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자녀가 펀드 투자자금을 재산을 취득할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미리 증여세 신고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

김현 <미래에셋증권 상품기획팀 연구원 hyun9885@miraeass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