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두고 아이를 계획 중인 아름다운 여자 연예인에게 B클래스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토마스 우르바흐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사장은 B클래스 신차 발표회에서 “B클래스 1대를 선물한다면 누구에게 주고 싶은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벤츠가 지난 12일 출시한 신형 B클래스는 여성 고객을 겨냥했다. 폭스바겐이 최근 선보인 골프 카브리올레에도 해당되는 내용이다. 3000만원대 후반~4000만원대 초반의 가격대에 연비가 낮은 디젤 엔진으로 실용성까지 겸비한 두 모델이 비슷한 시기에 ‘여심 공략’에 나섰다.


먼저 B클래스의 외관을 보면 차량 앞부분의 벨트와 별 모양의 커다란 벤츠 로고가 눈에 띈다. 옆면에 나이키 모양의 과감한 곡선을 새겨 넣어 스포티한 느낌이다. 차체 높이는 이전 모델보다 25㎜ 낮아져 날렵해졌다. 경기도 가평에서 서울 대치동 SETEC(종합무역전시장)까지 시승했다.

디젤 모델이지만 소음과 떨림 현상은 크지 않다. 가속페달을 밟았다. 중소형이어서 차체가 가벼울 것 같은데 속도가 올라갈수록 안정감 있고 묵직한 느낌이 든다. 시속 100㎞까지 부드럽게 가속됐다. 치고 나가는 힘도 좋았다. 벤츠의 신형 1.8ℓ 4기통 CDI 디젤 엔진을 장착해 최고 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30.6㎏·m의 성능을 낸다. 곡선 구간이 많았지만 흔들림도 적었다.

복합연비 15.7㎞/ℓ는 아쉬운 부분이다. 주행 시 실제 연료 소모량은 13㎞/ℓ였다. 운전에 서툰 여성 운전자를 위한 편의사양은 최대 강점이다.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 기능은 후진 기어를 넣고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 페달로 속도를 조절하면 스티어링 휠이 자동으로 움직여 주차를 돕는다. 시속 50㎞ 이상으로 달리다 급정거하면 발광다이오드(LED) 브레이크 라이트를 깜박여 뒤 차량에 경고해주는 어댑티브 브레이크 라이트도 장착됐다.


골프 카브리올레는 B클래스의 단점을 연구라도 한 듯하다. 우선 연료 소모량이 16.7㎞/ℓ로 B클래스보다 뛰어나다. 고속도로 주행연비는 20.1㎞/ℓ, 실제 주행연비는 14~15㎞/ℓ였다. 외관도 소프트톱이 채용된 카브리올레인 만큼 B클래스보다 스타일리시하다. 전동 유압식 소프트톱은 여는 데 9.5초 정도면 충분했다. 트렁크 용량은 250ℓ로 카브리올레 모델 중에선 넉넉한 편이다.

차체 높이를 골프보다 55㎜ 낮춰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시로코보다 5㎜가량 높다. 기어는 6단 DSG가 장착돼 있으며 140마력짜리 2.0 TDI 엔진을 무리없이 컨트롤했다. 최대 토크도 32.6㎏·m으로 성능면에서 B클래스보다 앞섰다. 배기량이 200㏄나 큰 엔진인데 큰 차이가 없으니 B클래스가 낫다고 할 수 있지만 연비는 골프가 좋기 때문에 막상막하인 셈이다. 2도어 쿠페이지만 뒷좌석이 넉넉한 것도 장점이다.

전예진/최진석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