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시즈'는 사회적으로 냉대받는 약물 중독자,전과자들을 주로 고용하는 비영리 사회적기업이다. 이 회사는 1963년 설립 당시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으나 3년 뒤 보잉사의 지원을 받아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즈'라는 자회사를 만들면서 적자를 반전시킬 기회를 잡았다. 보잉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파이어니어 인더스트리즈와 장기 부품공급 계약을 맺자 인더스트리즈는 기술개발에 힘써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1996년 ISO-9002 인증,2004년 AS-9100 인증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기업으로 발전했다.

보잉은 인더스트리즈로부터 저가에 고품질 부품을 공급받고,인더스트리즈는 안정적인 수익과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지주회사 격인 파이어니어 휴먼 서비시즈도 인더스트리즈의 성장에 힘입어 10여개 계열사를 추가로 설립,매년 1000명 이상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1만2000명의 알코올중독자,출소자,노숙자에게 재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장애인 노약자 새터민 출소자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회적기업 설립이 줄을 잇고 있다. 주로 중앙정부의 지원을 통한 사회적기업 설립에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들이 동참하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 인증 사회적기업은 지난달 말 현재 565개로 1만5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예비 사회적기업 1200여개를 포함하면 일자리는 2만5000개에 이른다. 고용노동부는 사회적기업의 일자리 목표를 2016년 말까지 10만개로 잡고 갖가지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그럼에도 한국의 사회적기업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선진국에서는 우리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사회적기업이 활성화돼 있다. 영국의 경우 사회적기업 일자리가 전체 임금노동자의 7%에 해당하는 171만1276개에 달한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우리도 취약계층에 꿈을 심어줄 사회적기업 활성화가 시대적 아젠다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와 시장이 해결하지 못한 사회문제를 사회적기업을 통해 해결함으로써 공존과 공생의 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이에 한국경제신문은 고용노동부와 공동으로 '희망 주는 사회적기업'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대기업과 지자체의 동참을 호소하는 '1사 1사회적기업' 캠페인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윤기설 좋은일터연구소장 ·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