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는 26일 재부각된 유럽발(發) 악재로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기술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흘 만에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는 1900선을 되찾으며 오름세로 출발했으나 투신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탓에 보합권에서 공방을 펼치다 끝내 하락세로 마감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2차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전에 열기로 했던 재무장관 회의가 취소되자 급락했다. EU 재무장관 회의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와 민간은행의 그리스 국채 상각비율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협상이 난항을 겪어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상회담에서도 유럽문제에 대한 해법이 도출되기 힘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미국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가 3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부진한 경제지표가 발표된 점도 악재였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존의 해법 찾기가 과연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인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며 “최근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하는데도 아직 확인할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박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EU 정상회담에서는 EFSF 기능 확대와 민간 채권단의 그리스 국채 상각비율, 은행 자본확충안의 포괄적 안이 제시될 예정” 이라며 “EU 정상간 총론에 대해 일정 부분 합의가 되어 있고 각론에 따른 변화 여지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다만 시장이 그동안 정책 공조 추이에 따라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정책이 막상 제시됐을 경우에도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증시가 변곡점에 이른 상황에서 추가 상승 동력에 대해선 의문을 표시했다. 먼저 오는 27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경기둔화 우려를 완화시켜 줄 수 있을지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병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증시 급락의 발단은 미국이 제공했다는 사실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며 “유럽에 대한 우려가 어느 정도 해소된다고 해도 박스권 상단에 대한 의미 있는 돌파를 실현하기 위해선 미국 경기에 대한 안도 또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조 연구원은 “일단 GDP 성장률과 관련된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민간부문 고용 또한 10만건 이상의 꾸준한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며 “이에 부합되는 결과가 도출된다면 당분간 미국 경제지표는 우려와 달리 주가 상승 동력을 제공해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술적으로도 단기 물량소화 과정을 거친 후 계단식 상승패턴이 전개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이 연구원은 “과거 패턴을 분석한 결과 코스피지수가 6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한 이후 일정한 물량 소화과정은 불가피했지만 대체로 주가 레벨업 시도가 이어지는 계단식 상승 패턴의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사태의 진행 상황과 미국, 중국, 한국 등 글로벌 주요 국가들의 경제지표들을 확인하는 계단식 등락 패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며 “지수 조정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더라도 당분간은 지수보다 업종, 종목에 초점을 맞춘 대응 전략을 강화하는 것이 단기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추천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