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봇물을 이뤘던 국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9월 이후 뜸해지고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을 포함한 그룹주펀드에는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업종 대표주들은 주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작고,상승장에서 주도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하락장에서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예상치를 웃도는 3분기 '깜짝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정보기술(IT)주들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을 편입한 삼성그룹주와 LG그룹주펀드의 선전이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돈 들어오는 그룹주펀드

증권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외 악재가 증시를 강타한 지난 3분기 삼성그룹주펀드에는 모두 2751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현대차 LG SK 등 다른 그룹주펀드에도 6427억원이 유입됐다.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주요 테마형 펀드들 중 자금 유입 규모가 가장 크다.

증시가 하락하는 과정에서 그간 크게 오른 대형주에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되면서 지난 3개월간의 펀드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삼성그룹주펀드의 수익률은 -22.56%로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21.82%)을 밑돌았다. 기타 그룹주펀드 수익률은 평균 -20.60%로 그나마 손실폭이 작았다.

하지만 최근 한 달 수익률에서는 그룹주펀드가 다른 주식형펀드를 앞선다. 반등 국면에서 업종 대표주를 포함한 그룹 계열사들이 먼저 오른 덕분이다. 삼성그룹주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7.08%,기타 그룹주펀드 수익률은 -7.24%였다.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9.02%였다.

개별 펀드별로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펀드'의 한 달 수익률이 -5.24%로 상대적으로 손실폭이 덜했고,5대 그룹 계열사 주식에 투자하는 '미래에셋5대그룹대표주1'의 한 달 평균 수익률도 -5.31%를 기록했다.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1' 역시 손실률이 5.33%에 그쳤다.

◆IT株 강세…삼성 · LG그룹주펀드 주목

10월 이후 증시도 높은 변동성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종목별 주가 차별화에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미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량 기업들에 투자하는 그룹주펀드가 투자대안으로 부각될 수 있는 이유다.

양은희 한국투자증권 WM컨설팅부 차장은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우량 그룹주 주가의 단기 변동성이 커지기는 했지만 대부분 대형주인 데다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되는 종목들이어서 반등 국면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 그룹주들은 시가총액 규모가 커 기관과 외국인의 주요 투자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수급이 안정되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설명이다.

당분간 IT주들의 주가 강세가 기대됨에 따라 삼성그룹주펀드와 LG그룹주펀드도 선전이 예상된다. 임세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IT 업황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기는 하지만 이미 바닥을 통과해 주가의 추가 하락 리스크는 낮아졌다"고 말했다. LG그룹주펀드의 경우 IT 업종 비중이 높아 향후 주가 상승에 따른 투자 성과가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그룹주펀드는 다양한 계열사들에 분산 투자돼 있다는 점에서 안정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임 연구원은 "그룹주펀드는 각 업종 대표주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해당 업종의 업황을 잘 따져봐야 한다"며 "현대그룹주도 향후 성장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