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옷은 어디서 얼마를 주고 샀을까. 나도 입으면 잘 어울릴까?'

길거리를 가다가 세련되게 옷을 입은 사람을 보면 누구나 한번쯤 그런 생각을 해 본다. 그런데 막상 거리를 다녀봐도 찍어뒀던 패션 정보는 어디서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런 정보를 언제든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 윤자영 스타일쉐어 대표(23 · 사진)는 이런 생각에 착안해 패션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타일쉐어'를 만들었다.

윤 대표는 사람들이 '옷을 사느냐 마느냐'로도 고민하지만 '어떤 옷이나 장신구를 살 것인가'로 더 많은 고민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그런 것을 알려주는 서비스는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4학년에 재학 중인 윤 대표(07학번)는 2008년 '디마스튜디오'라는 이름의 디자인경영학회에 들어갔다. 거기서 스타일쉐어 창업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사업화를 결심하고 연세대 창업센터의 컨설팅을 받던 중 벤처 인큐베이팅 회사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를 만났다. 학교에 강의하러 온 권 대표를 다짜고짜 찾아가 사업계획서를 설명하고 초기 투자를 받았다.

그녀는 올 3월 말 한국에서 열린 MIT(매사추세츠공대) 주최 'GSW(Global Startup Workshop)'에 참가했다. 1분간 사업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즉석 대회에서 60개 팀 중 최종 10위 안에 들었다. "작년 말 이런 대회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순간,마치 저를 위해 마련된 자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

현장에 있던 심사위원 중 한 명이 그에게 MIT가 주관하는 '매스 챌린지 엑셀러레이터'에 지원해 볼 것을 권유했다. 6월 말 미국 보스턴에서 시작돼 4개월 가까이 진행되는 이 대회는 일종의 벤처 경진대회다. 올해 세계 24개국에서 약 750개 팀이 예선에 참가했으며 2개월간 예심을 거쳐 125개 팀이 최종 선발됐다. 이 중 122개팀이 미국팀이다. 아시아에서는 스타일쉐어가 유일하게 올랐다. 다음달 20일에 최종 승자가 가려진다.

이 대회를 준비하면서도 윤 대표는 6명의 직원들과 함께 지난달 말 국내에서 먼저 스타일쉐어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타일쉐어는 일상 속 나의 패션을 사진으로 공유하는 SNS다.

'오늘은 뭘 입을까?'와 같은 매일 아침 반복되는 고민에 명쾌한 해답을 주겠다는 것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사용자들은 사진과 함께 옷이나 신발,가방 등에 관한 세부 정보를 등록하면 다른 사용자들이 보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다. 주로 자신의 패션 사진을 올리지만 친구나 아는 사람의 사진을 올리기도 한다. 아직 미개척 영역인 '길거리 패션정보'라는 아이템에 SNS를 결합한 것이다.

언어 장벽이 크지 않기에 해외 진출도 용이한 모델이다. 수익모델도 간단하다. 다양한 패션을 공유하면서 즉석에서 구매하고픈 충동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방법을 제공해주면 된다. 윤 대표는 "서비스 기획단계부터 수익 모델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지만 지금은 사용자 기반 확보가 우선"이라며 "패션을 주제로 다양한 재미를 제공해 전 세계인의 SNS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