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자녀 둔 김기현 의원 "12명 낳고 싶었지만…"
김기현 한나라당 대변인(52 · 울산 남을 · 재선)은 국회의 대표적인 다둥이 아빠다. 1남3녀를 둔 그는 30일 기자를 만나 "아내와 결혼 전에 아기 열둘을 낳자고 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는데 바쁘게 살다보니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며 "마음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그 약속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아내 이선애 씨를 처음 만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동갑내기지만 다른 학교 1학년이었던 이씨를 보자마자 마음을 빼앗겼고 그해 프러포즈를 했다. 그때 둘은 조숙하게도(?) 열두 명을 낳자고 약속하며 사귀었다. 김 의원은 연애 13년 만인 1988년 이씨와 결혼했고 판사와 변호사 생활을 하다 2004년 4월 17대 국회에 입성할 때까지 규대,예송,예원,예지 등 1남3녀를 낳았다. 장남 규대는 대학교 2학년,막내 예지는 중학교 1학년이다.

3남3녀 가정에서 자란 김 의원은 "부모님이 '자식 키울 때 고생은 많이 했지만 다 키우니 보람이 크다'고 말씀하시더라"며 "내게도 아이들은 가장 큰 축복이자 보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육과 교육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는 현실을 걱정했다. 그러면서 이번 서울시에서 제안한 단계적 무상급식안이 주민투표율 미달로 개표조차 못하고 무산된 데 대해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제 경우 변호사 개업 후 상당한 돈을 모았지만 아이들 보육과 교육에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 부담이 됩니다. 저는 그나마 능력이 돼서 다행이지만 형편이 안 되는 분들께는 아이 키우는 게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보육이든 교육이든 형편이 되는 분들은 가급적 자신이 부담하고 그 재원을 없는 분들께 더 풍족하게 나눠드리는 게 도리지요. "

정부의 출산대책과 관련, 그는 "어려운 사정 때문에 출산을 꺼리는 가정을 위해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 사업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2006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활동 시절엔 다자녀 가정에 대한 지원방안과 가족친화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방안 등을 담은 '가족친화기업 촉진에 관한 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해 통과시키기도 했다.

국회에는 김 의원을 포함해 네 자녀 이상 둔 의원이 11명이다. 한나라당에는 김 의원과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2남2녀),유정복(1남3녀) · 송광호(1남3녀) · 임두성(1남3녀) 의원 다섯 명이,민주당엔 김성곤(1남3녀) · 최인기(1남3녀) 의원 두 명이 네 자녀를 두고 있다. 자유선진당엔 이용희(2남2녀) · 김창수(1남3녀) · 이영애(2남3녀) 의원 세 명이,민주노동당엔 강기갑 의원(3남1녀)이 네 명 또는 다섯 명의 자녀를 뒀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