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유엔 글로벌콤팩트(UNGC) 한국협회 주최로 열린 조찬 간담회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기업의 책임을 강조하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도하는 사회적기업 활동을 모델 케이스로 평가했다.

반 총장은 "한국 정부가 사회적 기업 문화의 정착을 위해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최 회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사회적기업 캠페인은 기업의 사회 공헌 활동의 선봉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유엔이 해결하고자 하는 전 세계 여러 문제를 풀어가려면 기업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의식 강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SK그룹은 최근 들어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계열사인 MRO코리아를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는 등 국내에서 사회적기업에 가장 관심이 많은 그룹으로 꼽힌다.

◆대기업 최초 사회적기업 사업단 출범

SK그룹은 2006년부터 행복도시락센터,메자닌아이팩,고마운손 등 76개 사회적 기업의 설립을 지원하며 6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

또 사회적기업이 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넘어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역량 제고와 대중의 폭넓은 참여를 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판단,지난해 1월엔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행복나눔재단 내 사회적기업 사업단(단장 신헌철 부회장)을 꾸렸다.

사회적기업 사업단은 사회적기업의 발굴과 지원,설립 등을 위해 올해까지 500억원 규모의 기금도 조성할 예정이다. 사회적기업을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09년 11월엔 사회적기업 지원 전문 웹사이트 '세상(www.se-sang.com)'도 열었다.

사회적기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프로보노 자원봉사와 온 · 오프라인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2009년 9월엔 기존 '사회적기업 컨설팅 봉사단'을 발전시켜 MBA(경영학 석사) 출신과 전문 분야 경력자 등 707명으로 이뤄진 SK프로보노 자원봉사단을 발족했다.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법률자문,세무상담,판매관리시스템 구축 등 경영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요리,소믈리에,사진촬영 등 특화된 전문분야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발 빠른 수해복구 눈길

서울 등 중부지역이 큰 비 피해를 입었던 지난달 말,SK는 발 빠른 모습을 보였다. 서울 우면동에 SK밥차를 동원,이 지역 주민들과 외부 자원봉사자에게 식사를 제공한 데 이어 일손이 부족한 동두천 지역에 김신배 SK자원봉사단장을 비롯해 12개 계열사 임직원으로 구성된 200명 규모의 봉사단을 파견,침수된 주택과 상가를 복구하고 쏟아진 흙을 제거했다.

SK그룹은 동두천 지역 피해주민들이 재난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긴급구호 키트(Kit) 300개도 전달했다.

◆매년 연말엔 'SK행복나눔계절' 선포

SK그룹은 2005년 말부터 매년 연말 'SK행복나눔계절'을 선포하고,소외이웃들의 겨울나기를 지원하기 위해 대대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엔 연탄배달,김장담그기 등과 더불어 처음으로 SK임직원들이 사회적기업을 찾아 릴레이 자원봉사를 펼쳤다. 최 회장도 당시 임직원 20여명과 함께 서울 갈월동의 예비 사회적 기업 '두바퀴 희망 자전거'를 찾아 폐자전거를 수리하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김신배 단장도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한국 IT복지진흥원'을 찾아 재활용 PC 정비 및 클리닝 봉사에 참가했으며,윤석경 SK건설 부회장도 사회적기업 '동천모자'에서 장애인과 함께 모자페인팅 작업을 실시했다.

또 이현승 SK증권 대표는 '나눔의 주유소'에서 장애인 스팀세차 보조와 안내봉사를,김창근 SK케미칼 부회장은 '실버극장'에서 노인 관람객에 대한 안내와 극장청소를 했다. 정만원 부회장은 친환경 유니폼을 제조하는 사회적기업 '오르그닷'에서,이창규 SK네트웍스 사장은 아름다운가게와 연계해 봉사활동을 펼치는 등 계열사별로 CEO(최고경영자)들이 봉사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