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은 지난 1일 창립 115주년을 맞았다. 올해로 115살이 됐지만 두산은 스스로를 '청년 두산'으로 표현한다. 오래된 기업이지만 빠른 변화를 통해 성장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박용현 두산 회장은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변화를 통한 환경 적응력을 두산의 장수비결로 꼽았다.

두산그룹의 설립자는 고(故) 박승직 창업주다. 1864년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난 그는 보부상으로 활동하다 1896년 서울 배오개 시장(현 종로4가)에 '박승직 상점'을 열었다. 박승직 상점은 두산의 모태이면서 한국 근대기업의 효시라는 평가를 받는다.

1946년 박 창업주의 장남인 고(故) 박두병 초대 회장이 박승직 상점을 두산상회(현 두산글로넷)로 바꾸면서 두산은 변화의 계기를 맞았다. 이후 두산은 동양맥주,두산산업,동산토건(현 두산건설),한양식품 등을 설립하면서 소비재 산업,무역업,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창업 100주년이었던 1996년,두산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변신이 필요하다"는 결단을 내리고 빠르게 변화를 추진했다. 소비재 위주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기 위해 한국네슬레,한국쓰리엠,한국코닥 지분과 오비맥주 영등포 공장 등을 매각했다.

이어 1997년 음료사업을,1998년에는 주력사업인 오비맥주와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을 매각했다. 회사 관계자는 "선제적 대응으로 현금흐름을 개선할 수 있었다"며 "이 덕분에 외환위기로 국내 유수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동안 두산은 신성장 엔진을 찾는 데 주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두산이 새롭게 눈을 돌린 분야는 인프라지원사업(ISB)이었다. ISB 사업은 도로,철도,항만,공항 등 기존의 사회 간접시설뿐 아니라 에너지,국방,생산설비,물류와 운송설비까지 망라하는 사업으로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첫 출발은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인수였다. 이후 두산은 2003년 고려산업개발(현 두산건설),2005년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인수하며 ISB 그룹으로 성장했다. 국내에서 ISB 그룹으로 자리를 잡은 두산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담수설비(두산하이드로테크놀러지),발전소 보일러(두산밥콕),친환경 엔진(미국 CTI사),소형 건설장비(밥캣) 등 원천기술을 확보한 외국 회사들을 차례로 인수했다.

두산의 변신은 성공적이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1998년 3조3000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4조6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올해 역시 매출은 지난해 대비 12% 성장한 27조4698억원,영업이익은 11% 늘어난 2조1472억원을 올릴 것으로 두산은 전망한다.

두산은 '2020년 글로벌 200대 기업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람'에 집중하고 있다. 두산 인재경영의 핵심전략은 '사람의 성장을 발판으로 사업의 성장을 이룬다'는 의미인 2G(Growth of people,Growth of Business)다. 기업광고에서도 '사람이 미래다'라는 경영철학을 제시하면서 인재 선발과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