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0시18분(한국시간) 이건희 삼성 회장이 눈물을 흘렸다.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평창"으로 발표한 순간이었다. 삼성 관계자는 "천근 같던 짐을 덜어낸 기쁨과 홀가분함이 교차했을 것"이라고 했다. "69세 고령의 이 회장이 얼마나 큰 부담을 느꼈고,많은 공을 들였는지는 말을 안해서 그렇지 상상을 초월한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2009년 말 이명박 대통령이 여론 부담을 무릅쓰고 '동계올림픽 유치에 힘써달라'며 특별사면을 결정한 순간 홀로 짐을 짊어질 수밖에 없었다. 국민과 국가가 내린 명령이었다. 2003년과 2007년 두 차례 실패를 맛본 이 회장이지만 그렇게 다시 평창 유치를 위해 몸을 던졌다. 모두가 이 회장만 쳐다보고 있었다.

작년 초만 해도 동료 IOC 위원들은 냉담했다. 이 회장 스스로 "작년,재작년만 하더라도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고 토로했을 정도다. 조용히 세계를 돌며 위원들을 설득했고 마침내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평창이 1차 투표에서 63표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배경엔 이 회장의 힘이 절대적이었다.

이 회장은 IOC 총회 직후 "전부 저보고 했다고 하는데 국민 여러분이 만든 것이다. 대통령께서 오셔서 분위기를 올려놓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합쳐져서 이뤄진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