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유럽중앙은행(ECB) 관계자들이 잇따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나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르겐 스타크 ECB 이사는 21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가진 한 연설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중기 물가전망이 전반적으로 상승할 위험이 있다”며 임금이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높아진다는 징후가 보이면 “ECB는 즉각 그리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크 이사는 “최근 경제상황은 이미 느슨한 ECB의 통화정책이 점점 더 느슨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며 “금융시장 상황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현재의 경기 회복세가 탄탄하고 ‘자립적’이라고 판단되면 그런 정책은 정상화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특히 국제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값 상승 등으로 올해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정책 상한선인 2%를 넘은 상태에서 머물러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지난달 2.4%에 달했다.

로렌도 비니 스마기 ECB 이사도 이날 홍콩에서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이 2%를 넘고 기준금리는 사상최저 수준인 1%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유동성 공급정책이 “아직도 적절한지 여부”를 검토해 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그는 “경제가 나아지면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타나시오스 오파니데스 ECB 위원 역시 이날 다우존스와의 인터뷰에서 “물가상승률이 우리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 2% 이상에서 머물 가능성이 있다” 며 “ECB는 물가안정을 지키기 위한 적절한 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지난 19일 파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물가가 위로 움직일 리스크가 있다”고 언급했고 같은날 악셀 베버 분데스방크 총재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 경제는 이날 발표된 독일의 기업신뢰도가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유로존의 서비스와 제조업이 4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내는 등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물론 아직 남유럽 주변국들의 재정위기가 완전 해소되지 않은 등 불안 요인들도 있긴 한다.

ECB는 포르투갈 채무 위기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에 따라 지난주 7억1100만유로(약 8400억원)의 국채를 매입했다.ECB는 지난해 5월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실행한 이후 그리스와 아일랜드,포르투갈 등 채무 위기가 심각한 국가들의 채권을 사는 데 770억유로(91조원)를 썼다.

한편 EONIA(유로존 은행간 초단기 금리) 선물계약을 보면 시장은 ECB가 정책금리를 오는 9월에 현재 연 1%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ECB의 다음번 통화정책회의는 3월3일 열린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