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 오후 9시(한국시간 26일 오전 11시) 열리는 의회 국정연설에서 정부 재량지출부문 예산의 5년 동결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백악관 당국자가 밝혔다.재량지출은 정부가 정책의지에 따라 대상과 규모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예산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메디케어(노인의료보험)나 사회보장,국방지출,국토안보,해외원조 분야는 건드리지 않고 그외 분야에서 예산삭감과 효율성을 촉구할 예정이다.일례로 780억달러를 절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5개년 국방비 예산계획에 대한 의회의 지지를 촉구할 방침이다.

이번 제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국정연설에서 발표한 3년간 예산동결 계획을 사실상 2년 연장하는 것이다.오바마 대통령의 예산동결 계획은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혔으나 미 의회가 이번 회계연도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아 정부가 전년도 예산에 준해 임시방편으로 집행하고 있어 사실상은 이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임시조치의 대부분은 오는 3월에 끝난다.공화당은 예산동결을 넘어 남은 회계연도 동안 최대 1000억달러의 정부지출 삭감을 주장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예산동결 제안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재정적자 해결 문제를 이슈로 내걸고 하원 다수당을 장악한 공화당 어젠다를 행정부가 주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재정적자 문제는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비중있는 이슈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 직후 야당의 대표 연설자로 나서는 폴 라이언 공화당 의원에 대한 관심이 높다.올해 40세인 라이언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향후 수년간 공화당 정책기조의 골간이 될 재정적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WSJ은 라이언의원이 그의 정치적 야망 때문에 워싱턴 정가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그는 2012년 상원의원 선거에서 현직인 허브 콜 상원의원(위스콘신)이 불출마할 경우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미치 맥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그를 오바마에 맞설 공화당 대표 선수로 선택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던 것도 그의 당내 입지를 가늠하게 한다.

공화당은 최근 그를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고,올 회계연도 남은 기간의 지출 삭감을 위한 전례없는 권한까지 부여했다고 WSJ은 전했다.그는 메디케어를 바우처로 대체하고,근로자들이 사회보장세를 개인계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획기적이면서도 정치적으로 폭발성 있는 재정적자 타개책을 내놓기도 했다.

댄 렁그렌 하원의원은 “폴 라이언처럼 장기적 안목으로 재정적자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인물은 없다” 면서 “만일 내셔널 버짓(예산) 리그 축구팀을 선발한다면,나는 라이언을 주장 겸 쿼터백으로 기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