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아르헨티나에서 정부와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으로 이른바 ‘침대 밑 달러’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아르헨티나 정부 산하 국립통계센서스연구소(Indec) 자료를 인용,“정부와 금융기관을 믿지 못하는 국민들이 달러화를 집안에 숨기거나 해외 은행에 예치하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Indec은 아르헨티나 전체 국민의 53%가 국내 은행에 계좌를 갖고 있지 않은 사실을 들어 정상적인 금융 시스템을 벗어나 있는 돈이 1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아르헨티나 전체 GDP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이자,총 외환보유액(480억달러)의 3배에 달한다.

Indec은 이 수치가 아르헨티나가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을 선언했던 2001년에 비해 두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1400억달러 가운데 670억달러는 개인금고 등을 이용해 집안에 보관돼 있으며,나머지는 해외 은행에 입금돼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앞서 아르헨티나 중앙은행도 최근 5년 사이 외국으로 빠져나간 돈이 600억달러를 넘는다고 밝힌 바 있다.올 들어서만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91억9400만달러가 해외로 유출됐다.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는 이 같은 침대 밑 달러화 급증에 대해 “아르헨티나 정부와 금융기관이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실제로 Indec에서 발표하는 경제 수치는 국제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정부가 인위적으로 통계를 조작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GDP 증가율도 Indec은 전년 대비 0.9% 성장했다고 밝혔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실제 성장률이 -4%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올해 인플레율도 정부 전망치(6.1%)와 달리 20%에 육박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