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장 점유율 15%.'

롯데주류의 소주 '처음처럼'이 진로 외에는 차지하지 못했던 시장 점유율 15% 고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 2년간 점유율 11%대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초 롯데주류에 편입된 뒤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월별 전국 점유율이 13%를 돌파했으며,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처음처럼'은 21세기의 화두인 웰빙 감성 개성 등의 트렌드를 잘 담고 있는 소주다. 2006년 출시돼 진로 참이슬이 주도하던 소주시장에 △부드러운 맛,적은 숙취 △감성적인 브랜드 이름 △차별화한 마케팅 등 새로운 화두를 던지며 변화를 이끌고 있다.

출시 당시 소주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물을 '알칼리환원수'로 사용해 소주업계에 '물 전쟁'을 일으켰다. 대관령 기슭에서 끌어올린 깨끗한 물을 알칼리 환원공법으로 전기분해해 유해 성분을 제거하고,활성수소가 풍부한 물로 만들어 사용한 것이다. 롯데주류는 "전기분해 과정에서 알코올 분해 활동을 촉진하는 특징에다 물 입자가 작아지고 미네랄이 풍부해져 맛도 부드러워진다"고 설명했다.

마케팅 전략은 지속적이며 효과적이다. 2007년부터 시작한 '흔들어라 캠페인'은 이효리를 모델로 알칼리환원수의 특징을 꾸준히 전달해 '처음처럼'이 부드러운 소주의 대명사임을 인식시켜 왔다. '흔들어라 캠페인'을 3년간 지속하면서 소주 광고 선호도에서 2등과 월등한 차이로 1등을 기록하고 있다. 소주를 흔들어 마시는 음주법과 이효리를 활용한 '효리주'가 유행하기도 했다.

브랜드 이름도 파격적이다. '깨끗함에 건강까지 생각한 소주'라는 새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두,세 글자 명사'인 기존 제품들과 달리 신영복 교수의 작품인 '처음처럼'이란 네 글자 이름을 상표화했다. '처음처럼'은 술마신 다음 날에도 몸이 원래대로 빨리 돌아온다는 뜻도 갖고 있다.

'처음처럼'은 지난 3년 연속 국가고객만족도 소주 부문 1위에 선정됐다. 또 5년 연속 소주 수출 1위를 기록했다. 내년에도 롯데주류는 다양한 마케팅과 부산 등 지방 시장 공략을 통해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김영규 롯데주류 대표는 "롯데그룹의 일원이 되면서 그룹의 유통력과 제품력이 시너지를 내며 성과를 올리기 시작했다"며 "내년에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전국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처음처럼'은 최근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에 걸맞게 병을 공용화 병으로 교체했다. 또 새 라벨과 병목 태그(neck tag)를 적용해 산뜻해졌다. 라벨에 쓰인 '처음처럼' 서체는 굵어져 역동적인 느낌이 강해졌고 병목 태그에는 모델 이효리의 사진과 '흔들어라 더 즐거워진다'라는 캠페인 슬로건을 넣어 다른 소주와 차별화하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