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 덕분에 살았죠. 연체 없이 잘 갚아나가고 있어요."

16일 출범 1년째를 맞은 '미소금융'의 첫 대출자인 이모(36ㆍ여)씨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한 아파트 상가에서 10㎡(3평) 남짓한 옷가게를 운영하면서 단 한 차례도 원리금을 연체한 적 없이 성실히 갚아나가고 있다.

어머니와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씨는 작년 말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옷가게를 차렸지만 재료비와 인테리어비가 없어 가게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신용회복위원회의 소개로 우리미소금융재단을 찾았다가 첫 대출 수혜자로 선정됐다.

그는 올해 1월6일 우리미소금융재단으로부터 운영자금 500만 원을 받았다.

거치기간 6개월을 포함해 총 5년간 원리금을 분할상환하는 조건이었다.

이자는 연 2%.

이씨는 6개월간의 거치기간을 지나고 원금과 이자를 합쳐 매달 9만7천원의 원리금을 갚아나고 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원리금을 연체한 적이 없다.

이씨는 "그럭저럭 가족이 먹고살 만하다"고 전했다.

이씨가 미소금융의 문을 두드리게 된 것은 생계 때문이었다.

12살, 7살, 4살짜리 세 남매를 둔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그는 작년에 남편이 뒤늦게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면서 일손을 놓자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처지가 됐다.

지인의 소개로 덜컥 옷가게를 차렸지만, 수중에 돈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가게를 운영하다 보니 난관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옷을 팔고 난 이후에도 물건을 제때 갖다놓지 못했고, 월세 60만 원도 낼 수 없었다.

가게에 필요한 집기들은 모두 중고로 들여놓았지만, 간판조차 달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이씨는 전했다.

더구나 이씨는 3년 전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카드빚 1천만 원을 갚지 못해 신용회복위에서 신용회복 절차를 밟고 있었기 때문에 제도권 금융권에서도 돈을 빌릴 수 없는 처지였다.

이씨의 신용등급은 현재 7등급이다.

결국 이씨는 작년 12월 17일 우리미소금융재단이 문을 열자마자 운영자금을 신청했고, 미소금융 사업이 시작된 이후 전체 사업장에서 `1호 대출자'로 선정됐다.

이씨 가족은 "가장 어려웠던 시기에 미소금융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겼다.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기회를 활용해 어려움을 극복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