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포 휩싸인 개성공단…해외 거래처 사태문의 폭주
기업들은 북한의 연평도 공격 사태가 발생하자 사태 파악과 향후 경영 전반에 미칠 후폭풍을 점검 · 분석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사실상 준(準)전시 사태를 맞아 주요 경영진은 밤새 사무실에서 비상 대기하며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해외 영업부서에는 세계 곳곳에 나가 있는 현지 법인 및 지사,글로벌 거래 기업들의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

◆초유의 사태에 기업들 초긴장

한 대기업 관계자는 "북한이 민간인 거주 지역까지 무차별적으로 포격한 것은 전쟁을 하자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부와 국제사회에서 전면전으로 확전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겠지만 사태가 어디로 번질지 모르는 만큼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비상 경영 시나리오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초유의 사태여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며 "일단 주요 임직원들이 비상 대기하면서 정부의 대응과 북한의 후속 도발 여부를 지켜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답답해 했다. 북한의 도발이 경제회복과 사회 통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는 반응도 나왔다.

기업들은 남북간 전면전으로 확전되지 않더라도 북한의 백령도 공격으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게 되면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 사업 진행에 차질이 오는 것은 물론 외환 · 금융시장 충격,수출 위축 등 적지 않은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기업 내 분위기도 어수선했다. 상당수 임직원들은 일손을 잠시 놓고 TV와 인터넷 등을 통해 뉴스 속보에 귀를 기울였다. 한 대기업 직원은 "지인들로부터 '난리가 났다'는 문자를 여러 통 받았다"며 "걱정으로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 리스크 또 대두

주요 기업들은 북한의 백령도 공격 직후 역외시장에서 원 · 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코스피 선물이 급락하는 것을 심상치 않게 보고 있다. 이번 사태가 경영 전반에 미치는 피해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금과 원 · 부자재 흐름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있다.

A그룹 관계자는 "북한의 후계자 지정,핵무기 개발 등의 상황을 볼 때 예전보다 좀 더 심각해 보인다"며 "사태가 더 악화되면 그룹 차원의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B그룹 관계자도 "비상사태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다"며 "우선은 직원들의 동요를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C그룹 관계자는 "다른 나라들은 이번 사태를 전쟁이 터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사태가 마무리되더라도 외국인 관광객이 줄고 외국 기업들이 투자를 꺼려하는 등 부작용이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D그룹 관계자는 "단순 사고인지 도발인지 진상조사가 필요하지만 북한 리스크는 이제 진부한 악재에 불과하다"며 "이는 지난 천안함 사태에서도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면전으로 번지지 않는 이상 이번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단호한 대처로 경제 피해 최소화해야

경제 단체들도 일제히 우려의 뜻을 표명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한국과 미국의 강경 대북정책과 북한 내부의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군사 도발을 택했을 최악의 가능성을 대비해야 한다"며 "여야 간,노사 간 다툼을 멈추고 국민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 비상 사태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석 대한상의 전무는 "이번 사태가 국가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며 "어느 때보다 정부의 리더십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북한의 도발로 우리 군과 선량한 주민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도 위협받고 있다"며 "경영계는 북한의 범죄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정부는 강력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북한의 무모한 도발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대외 신인도 하락이나 우리 기업의 수출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형석/박동휘/안정락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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