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佛1조2000억' 놓고
정책금융公ㆍ우리은행 "자금 출처 확인 필요하다"
현대건설(32,100 -0.31%) 채권단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그룹과의 양해각서(MOU) 체결 시기를 2~3일 연기하기로 했다. 채권단 내에서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해 조달키로 한 자금의 출처를 조사해야 하는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MOU 체결 시기가 23일에서 2~3일 뒤로 연기됐다"며 "29일까지 늦어질 수도 있다"고 22일 말했다. 앞서 채권단은 당초 22일 MOU를 맺기로 했다가 23일로 일정을 하루 연기한 바 있다.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대금 5조5100억원 중 1조2000억원을 프랑스 나티시스은행의 예치금으로 조달키로 한 것과 관련,자금 성격과 출처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해당 자금의 예금주는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이다. 해당 법인의 총 자산은 33억원에 불과해 1조2000억원이라는 거액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MOU를 맺기 전 자금 출처를 조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은행 관계자는 "여론이 이런데 상식적으로 어떻게 그냥 넘어갈 수 있느냐"며 "워낙 금액이 큰 협상인 만큼 후유증을 남기지 않기 위해 자금 출처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책금융공사와 우리은행은 외환은행이 채권단 공동명의의 보도자료를 동의 없이 낸 것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19일 추가적인 자금 출처 조사 계획이 없다는 내용의 자료를 언론에 배포하며 "다른 채권단과 회의를 거쳐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었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회의를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서면 동의도 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 역시 "외환은행이 다른 채권단과 회의도 하지 않고 그런 식의 보도자료를 냈다"고 설명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자금조달 관련 증빙에 대한 판단은 이미 채권단에서 최종 결론이 난 것"이라며 "입찰 참가자를 포함해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도록 매각규정에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세한 내용은 주식매매계약서 체결 이후 공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태훈/정재형/장창민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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