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미국의 추가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ECB(유럽중앙은행)는 출구전략을 고수할 의사가 있다고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가 시사했다.이 영향으로 유로화 가치는 10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리셰 총재는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1%로 동결키로 했다고 발표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책입안자들이 다음달에 출구를 향해 한발 더 나아가는 조치에 대한 결정을 내릴 것” 이라며 “(금융위기를 맞아 취했던) 통상적이지 않은 조치들은 말 그대로 일시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리셰 총재는 또 “(유로존의) 경기회복 모멘텀은 긍정적” 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도 약간 상승쪽으로 기울긴 했지만 여전히 높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와관련,ECB의 출구전략이 FRB의 추가 양적완화와 다시 불거지고 있는 아일랜드 포르투갈 그리스 등의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와 맞물려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채권 금리가 상승(채권값 하락)하고 유로화 가치가 오르면 유럽의 경제 회복이 더뎌질수 있다는 것이다.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그리스의 국채금리는 지난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향후 EU차원의 구제금융을 제공할 때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지운다는 내용이 합의된 후 계속 오르고 있다.불안한 투자자들이 재정이 취약하다고 평가받는 국가들의 채권을 내다팔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아일랜드 10년만기 국채는 벤치마크인 독일 국채와의 금리차(프리미엄)가 사상 최고인 5.25%포인트까지 벌어졌다.포르투갈과 그리스 국채의 프리미엄도 각각 4.09%포인트와 8.56%포인트로 상승했다.

바클레이스캐피탈의 유럽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ECB 발표문과 기자회견 내용만 보면 바로 전날 FRB가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내놨다는 것을 알수 없을 것” 이라며 “ECB는 여전히 내 갈길을 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트리셰 총재의 발언 여파 등으로 유로화는 유로당 1.4283달러까지 치솟았다.“최근 10개월 만에 최고치다.유로화는 지난 6월 이후 달러화 대비 19%나 상승했다.전문가들은 유로화가 연말에는 1.44달러 수준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ECB의 행보가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움직임과는 차별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영국중앙은행(BOE)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0.5%로 유지하는 한편 2000억파운드(3250억달러)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일본중앙은행(BOJ)은 5일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를 발표한다.BOJ는 지난달 회의에서 5조엔(약 60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한 바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