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규제로 국내선 서비스 못해
'사후등급 부여' 법률 개정 시급
스마트폰 열풍으로 촉발된 글로벌 모바일 콘텐츠 전쟁이 점차 격화되고 있다.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등록된 애플리케이션 수가 25만개를 넘기며 1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한 애플 앱스토어를 위시해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등 글로벌 오픈 마켓은 당장이라도 전 세계 모바일 콘텐츠 시장을 집어삼킬 듯 위세를 떨치고 있다. 아이폰4,갤럭시S 등 신형 스마트폰의 하드웨어 성능은 이미 휴대용 게임기를 넘어섰고,아이패드 갤럭시탭 등 컨버전스 태블릿PC들은 모바일 콘텐츠 전장(戰場)에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망라한 모바일 관련 모든 분야에서 세계적 기업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중이며,킬러 콘텐츠로 각광받는 게임 콘텐츠 업계 또한 예외가 아니다. 이렇게 급변하는 시기에 국내 모바일 게임업체들도 글로벌 오픈마켓에서 승기(勝機)를 잡으려 최선을 다하고 있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하지만 아이로니컬하게도 최근 핵심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글로벌 오픈 마켓에는 국내 게임업체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어야 할 국내 시장이 없다. 애플 앱스토어,구글 안드로이드마켓 등 글로벌 오픈 마켓이 국내에도 열려있으나 게임 카테고리가 폐쇄되었기 때문이다. 즉 국내 회사가 만든 우수한 스마트폰용 게임을 정작 국내에서는 정식으로 서비스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없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 것이다.

게임물에 대한 사전 등급을 받지 않으면 게임을 서비스할 수 없는 현행 법 제도가 글로벌 오픈마켓의 수천,수만 종류의 다국적 게임들의 국내 서비스를 현실적으로 막아버린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기존 피처폰 기반의 게임회사들은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가고 있는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 적응하려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이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 기회조차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사업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뒤 세계 시장에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국내 업체들은 그들이 가장 강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국내 시장을 내버려둔 채 낯선 세계시장에서 맨몸으로 부딪치고 있는 것이 모바일 콘텐츠업계의 어처구니없는 현실이다.

기술력은 있으나 자본력은 부족한 대다수 모바일 게임 회사들은 시장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할 시간과 여력도 없이 줄어드는 기존 시장에서 벗어나지도 못하고,그렇다고 스마트폰 시장으로 뛰어들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다행히도 오픈마켓 게임물에 관해 사후 등급 부여가 가능하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이 지난 6월 국회에 발의된 바 있으나 유감스럽게도 그 처리가 무산된 바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다. 이제 9월 개회한 정기국회에 그 희망을 걸어본다. 그런 측면에서 현재 계류 중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 이는 국내 몇몇 게임 회사의 이득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총성 없는 글로벌 모바일 콘텐츠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이고,국내 게임 유저들의 게임 이용에 관한 권리를 보장해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2007년 7월 6명이 창업해 2009년 3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미국 소셜 네트워크게임 업체 징가(Zynga)의 신화가 더 이상 남의 나라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다가오는 새로운 모바일 세상은 조금이라도 더 먼저 준비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새로운 기회의 땅,21세기 신(新) 골드러시로 불리는 글로벌 모바일 시대에 함께 올라탈 수 있는 마지막 기차를 이제는 놓치지 말자.

박지영 < 컴투스(136,600 -2.08%)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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