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에 있는 로얄호텔은 지난달 20일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한 교육 운동을 펼치고 있다. 사무직부터 요리사,주방보조까지 180여명이 제안서 쓰기,커뮤니케이션,멘토링 등을 공부하고 있다.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민하던 이 회사는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한 임직원의 마인드 개선과 능력 향상이 최상의 방법이란 결론에 따른 것이다.

아웃소싱 전문기업인 J&B컨설팅은 매주 목요일 오전을 '공부시간'으로 정했다. 임직원들이 각자 직무에 필요한 내용을 학습하고,자체 시험까지 본다. 이도 부족해 최근에는 사원들을 위한 교육용 홈페이지를 준비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직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사이버 연수원'도 짓고 있다. 이 회사 이수연 대표는 본사 임직원뿐만 아니라 콜센터 등에 나가 있는 파견직 사원 2000여명도 조만간 교육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우리 경제도,우리 회사도 교육으로 리스타트!'란 슬로건으로 캠페인을 펼치면서 중견기업들 사이에 임직원 교육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연구원 가운데 박사가 80%인 한국기계연구원은 국책연구기관 중 가장 먼저 리스타트 캠페인에 참여했다. 이공계 연구기관으로는 이례적으로 박사급 연구원 전원에게 비즈니스 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이상천 한국기계연구원장은 "박사급 인력도 교육을 받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잠재력을 찾게 된다"며 "연구원이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고 연구를 수행해야 사업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지금까지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교육을 펼쳤지만,앞으로 온라인 교육을 전체 임직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수연 J&B컨설팅 대표는 "비즈니스 경쟁력은 끊임없는 공부에서 나온다"며 "임직원들의 경쟁력을 키워주기 위해 리스타트 교육 캠페인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평범한 주부에서 매출 500억원을 올리는 회사를 키웠다. 그의 성공 키워드는 '아는 것이 힘'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경험을 거울삼아 임직원들에게 "공부하라"고 조르는 엄마 같은 CEO이자 닮고 싶은 롤모델이다.

비데와 가습기 등을 생산하는 삼성계열의 노비타는 200여명이 책을 읽고 물음에 답하는 '독서통신'을 통해 교육 캠페인에 참여했다. 건강보조 식품을 생산,수출하는 대영식품은 10개월 동안 전 사원을 대상으로 리스타트 캠페인 교육을 마친 뒤 인사평가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외국계 항공 · 해운 물류기업인 APL APLL,두잉CNS,하이엔스,원동,쎄미시스코,인간개발연구원 등 30여개사가 리스타트 캠페인에 동참했다. 또 인지컴,ips,이노디스 등 20여개 중소 · 중견 기업이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중소 · 중견 기업들이 최근 들어 교육에 부쩍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은 미국에 이은 유럽의 경제위기 등 외생 변수가 급증하면서 교육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보자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힘들게 직원을 교육시켜놓으면 회사를 떠난다는 것도 옛말이다. 최근에는 사원 재교육을 안 하는 회사의 이직률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자기 계발을 욕심내는 직장인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교육에 투자하지 않는 기업일수록 더 많은 인재를 놓치는 현상도 기업의 교육 참여를 재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최근 전국의 중소 · 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원교육 실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는 기업이 100%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응답 기업의 60% 이상이 직원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의 필요성은 절감하지만 교육 예산과 여유 인력이 없고,교육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엄두를 못 내기 때문이다. 설문 응답자의 71%가 고용보험 환급제도를 활용해 교육예산을 마련할 수 있다는 사실도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 리스타트 교육 캠페인'에 대한 기업들의 호응이 높은 것은 온라인 교육과 교육비 환급을 통해 중소 · 중견기업이 안고 있는 교육의 3대 장애물을 제거해 줬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