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보다 복제약 양산 주력
[삼성, 바이오 사업 어떻게] '전자'서 주도…전문인력 확보

삼성이 선택한 5대 신수종 사업 중 주목받는 것은 1990년대 말부터 물밑에서 준비해온 바이오 제약사업이다. 의료기기를 포함한 헬스케어 사업도 가시화했다.

이에 따라 삼성의 바이오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전자 관련 제조업과 달리 삼성이 처음 시도하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승지원 회의에 참석한 이종철 삼성의료원장이 무슨 역할을 맡을지도 관심사다.

바이오 제약부문의 사업 주체는 일단 삼성전자로 정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국내 제약업계의 바이오 전문인력을 20명 가까이 스카우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거대 생명공학사인 제넨텍처럼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 게 궁극적 목표지만 사업 초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당분간 바이오시밀러 양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단백질이나 호르몬,항체의약품 등)을 본떠 만든 복제약을 통칭한다.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과 비교해 동등한 품질 효능 안전성을 지니고 있으나 가격이 저렴해 의약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식경제부가 추진 중인 '신성장동력 스마트 프로젝트'의 하나로 이수앱지스 프로셀 제넥신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총 15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바이오시밀러 제품화에 필요한 응용기술을 단기적으로는 종합기술연구원과 신규 채용할 인력으로부터 얻지만 장기적으로는 삼성의료원이 축적해가는 기초연구 실적,다른 제약사에 대한 인수 · 합병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의료원은 지난해 암연구소를 신설하면서 초대 소장에 로슈의 세계적 유방암 표적치료제인 '허셉틴' 개발에 단초를 제공한 백순명 미국 국립유방암임상연구협회(NSABP) 병리과장을 영입했다.

의료기기 사업도 삼성전자 주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정보기술(IT)과 생명공학기술(BT)을 접목한 CD 모양의 진단키트와 관련 검사기를 중외제약을 통해 시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간염 신장질환 심장질환 종양 등 19가지 질환을 한꺼번에 30분 이내에 검사할 수 있는 이 기기는 대당 가격이 1000만원 선으로 올해 총 1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의료원과 삼성SDS는 지난 3월 말 미국의 생명공학기업인 라이프테크놀로지와 손잡고 개인별로 다른 유전물질(DNA)의 염기서열을 해독함으로써 질환 관련 유전자를 탐색,궁극적으로 질병 예방과 치료에 활용하는 연구에 착수했다. 체외진단 사업과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또 재미 의공학자가 미국에 세운 한 의료기기 업체와 제휴해 MRI(자기공명영상촬영)를 공동 개발,판매키로 했다.실질적인 개발은 미국 업체가,마케팅은 삼성이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국내 의료기관은 총800여대의 MRI(자기공명영상촬영)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80대 안팎이 교체 또는 신규 도입되면서 연간 800억원대의 시장이 서고 있다.삼성이 제휴할 이 업체의 MRI는 품질은 기존 다국적 의료기기와 대등하면서도 가격은 20% 저렴해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삼성그룹은 1984년 삼성의료기기를 세워 GE사의 의료기기를 대행 판매했고 삼성GE의료기기라는 합작사도 세웠으나 2004년 지분매각과 동시에 결별하면서 그동안 사실상 의료기기 사업에서 손을 뗐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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