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준율 인상 발표에 주가 급락
유로화 약세도 한몫

5월의 첫 거래일에 원달러 환율은 사흘 만에 큰 폭으로 오르며 1110원대 후반에서 마감됐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인 지난달 30일보다 10.2원(0.92%) 상승한 1118.6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대외 여건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 우호적인 분위기였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미국의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의 검찰 조사 소식이 들리면서 크게 떨어졌고, 중국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인상해 유동성 회수 조치에 나서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되살아났다.

주말 동안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안에 합의했지만, 유로화는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하락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도왔다.

국내에서는 코스피지수가 1% 이상으로 떨어지며 원달러 환율을 위로 이끌었고, 외국인 투자자들도 사흘 만에 주식 자금을 팔며 환율 상승 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3.6원 오른 1112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4월 무역수지 흑자 소식으로 1108.2원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중국의 지준율 인상 여파로 코스피지수가 낙폭을 키우자 환율은 이내 상승반전했다. 이후 역외세력의 매수세와 은행권의 숏커버(팔았던 달러를 되사는 것)가 나오면서 오전 10시46분경 1117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높은 가격에 달러를 팔려는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출회하며 추가 상승은 제한됐고, 오전 장 후반 환율은 1116원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오후 들어 소폭의 오름세를 보이던 코스닥지수마저 내림세로 돌아서고 유로화도 여전히 약세를 보이자 환율의 상승압력은 더욱 강해졌다. 주식시장에서는 두산건설의 자금 악화설이 나오면서 코스피지수가 30p 이상으로 낙폭을 키웠고, 오후 2시27분경 환율은 1120.3원에서 장중 고점을 확인했다.

이후에는 이날 환율 상승을 이끌었던 숏커버가 일단락되고 네고물량이 꾸준히 공급되며 환율은 오름폭을 서서히 줄였고, 전날보다 10원가량 높은 1118.6원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전문가는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이 위안화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한 점이 오후 장에서 환율 반등 요인으로 가세했다"면서 "두산건설 자금 악화설에 코스피지수가 낙폭을 더욱 키운 것도 환율을 위로 끌어 올렸다"고 설명했다.

한 외국계은행의 외환딜러는 "삼성생명 기업공개(IPO) 관련해 시장참가자들이 숏포지션(달러 매도)을 구축했다가 중국의 지준율 인상 등 변수들이 나오자 예상보다 빨리 숏커버에 나선 것 같다"면서 "추세적으로 보면 오늘의 환율 상승은 의외의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35p 떨어진 1721.21을, 코스닥지수는 3.97p 내린 519.78을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2305억원어치를 순매도, 환율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오후 3시23분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여전히 약세를 나타내며 뉴욕장 종가(1.3290달러)보다 낮은 1.3240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94.03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