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24일 삼성전자 회장으로 전격 복귀했다.이인용 삼성 부회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도요타 자동차 사태를 보고 사장단이 느낀 위기감이 상당했다”며 “조직을 쇄신해 의사결정의 스피드를 높인다는 차원에서 이 전 회장 복귀 카드가 나왔다”고 설명했다.다음은 삼성이 배포한 브리핑 보도자료 전문.

오늘자로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회장으로 복귀하기로 했다.경과를 말씀드리면 사장단협의회는 17일과 24일 양일에 걸쳐 경영복귀를 논의한 끝에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과정에서 사업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이건희 회장의 경륜과 경험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24일 회의를 마치고 회장님 복귀를 요청하는 건의문을 작성해서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전달했다.

이건희 회장은 사장단협의회의 요청을 받고 “지금이 진짜 위기다.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앞으로 10년안에 섬성을 대표하는 제품들이 사라질 것이다.다시 시작해야 한다.머뭇거릴 시간이 없다.앞만 보고 가자”라고 말씀하셨다.

이건희 회장을 보좌하기 위해 삼성전자 회장실을 설치.전략기획실 문제는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업무지원실과 커뮤니케이션팀,법무실이 있는데 이를 업무지원실,브랜드관리실,윤리경영실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이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고 검토하는 단계이다.

다음은 기자들과 이인용 부사장간의 질의응답.

<질문> 나갈 때는 기자회견 했는데 들어올 때는 안 하시나?
<답> 그동안 경과 말씀드리면,17일 사장단회의때 사장들의 문제 제기가 있었고,그 무렵 도요타 사태가 심각하게 불거져 있었고, 회사가 잘 되고 있었지만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던 시점이다.사장단회의에서는 발표 끝나면 말씀하실 것 있으면 자유롭게 하자 이런 분위기인데,여기서 그런 얘기 나왔고,몇몇 사장들이 본격적으로 얘기해보자는 얘기가 나와 24일까지 논의가 이어졌다.이후 사장단 얘기를 모아서 경영복귀를 요청하는 건의문을 사장단협의회 이름으로 작성해 이수빈 회장께서 전해 드렸고,오늘 이수빈 회장께서 말씀하기시를,이건희 회장께 처음 의견을 전달하니 “좀더 생각해 보자”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하지만 워낙 요청이 간곡하고 하니 회장님이 한 달 동안 숙고하셨고,어제 이수빈 회장께 결심을 통보해 주셨다고 한다.이런 과정을 거쳐 결정돼 오늘 아침에서야 사장단협의회에서 통보됐고,사장단협의회가 끝나자 마자 빨리 전해드린 것이다.양해 바란다.

<질문> 이재용 부사장의 향후 활동 등과 관련이 있나?
<답> 없다.

<질문> 삼성전자 회장인가,그룹 회장인가?
<답> 삼성전자 회장이다.

<질문> 주총 등 별도 절차는 없어도 되나?
<답> 대표이사가 아니니까 없어도 된다.

<질문> 취임식도 없나?
<답> 앞으로 좀더 봐야 한다.아까 얘기했던 3개실 문제는 회장님이 복귀하게 되면 좀더 보강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그래서 3개실을 검토하고 있다.

<질문> 삼성전자 회장실은 별개인가?
<답> 그렇다.

<질문> 이제 그룹을 대표하는 분은 이건희 회장이 되시나?
<답> 그렇지 않겠나.원래 삼성그룹 대표 회장은 없었고,삼성전자 회장이다 보니 삼성전자가 대표 회사고 하니 삼성을 대표하시지 않겠나.

<질문> 복귀 날짜는 오늘인가?
<답> 그렇다.

<질문> 복귀결심 이유가 최지성 사장과 이재용 부사장 체제만으로는 약하다는 의미인가?
<답> 처음 얘기 나온 게 2월 17일인데,그 무렵 도요타 사태가 가장 강하게 얘기될 때다.굉장한 충격이었다.글로벌 톱 기업이 저렇게 흔들리고 위기에 처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그래서 사장들도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질문> 연말 냉장고 사고,기술 유출,반도체 부사장 자살 등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얘기도 있나?
<답>계열사 사장 입장에서 보면 회장님 역할이 있고,계열사 사장 역할이 있었다.사장들 입장에서 회장님 물러나고 보니 과거 회장님 역할에 대한 아쉬움과 갈증이 있었다.그 와중에 도요타 사태가 터지고 나니 더했을 것이다.현재 잘하고 있다지만 현재 느끼는 불안감과 위기는 결코 작지 않다.그룹 전체적으로 투자,사업조정 등 의사결정의 스피드를 높여야겠다는 생각을 하셨을 것이다.지금 구조에서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이런 것들이 상당히 복합적으로 작용해 건의문을 작성하고,한달동안 고민한 끝에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질문> 투자가 지지부진했던 사례를 얘기해주실 수 있나?
<답> 치부까지 드러내라고는¨¨(웃음)

<질문> 경영복귀 후 어떤 활동 하나?
<답> 회장님은 큰 의사결정이나 그룹이 나가야할 방향에 대한 고민과 제시 역할을 하셨지 매일 하루하루의 경영활동에 참여하시지는 않았다.역할은 그대로일 것이다.

<질문> 그룹조직의 부활이라고 한다면?
<답> 회장님을 보좌하기 위한 회장실은 당장 둬야 하고,기존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두고 있는 3개 조직을 확대한다는 차원으로 이해해 줬으면 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