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이 피겨퀸 김연아 선수의 우승으로 48억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들게 됐는데도 함박웃음을 웃고 있다.

김연아를 모델로 채택한 첫 기업인 데다 유일한 후원 은행인 만큼 그에 따른 이미지 개선 효과가 50억원을 훨씬 웃돌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작년 말 김연아의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으로 35억원, 이번 올림픽 금메달 수상으로 13억원 등 총 48억원의 추가 이자를 `피겨퀸연아사랑 적금' 가입 고객에게 지급하게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적금은 김연아가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1년제 기준 연 3.2%인 기본이율에 연 0.5%포인트의 우대이율을 제공하고, 은행이 만기 이자 지급액의 1%에 해당하는 기금을 조성해 희귀 난치병 환아를 후원하는 상품이다.

작년 12월 김연아의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으로 이 적금 가입 고객 25만여 명이 추가금리를 받게 됐으며 이번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작년 12월 3일부터 이달 11일까지 10만9천406명이 추가금리를 받게 됐다.

다음 달 21일까지 가입하는 고객들은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김연아 선수가 우승할 경우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국민은행이 추가 부담하는 이자 비용은 5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국민은행 직원들은 김연아의 우승에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 = 김연아 선수 후원은행'이라는 이미지 개선 효과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김연아가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2006년 12월 국내 기업 중 최초로 광고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광고모델 호감도 조사에서 여러 차례 1위를 차지하면서 `광고 모델 여왕'으로 꼽히는 김연아지만, 첫 광고 당시 경기도 군포시 수리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김연아는 호감도 순위가 52위에 불과했으며 115위로 떨어진 적도 있었다.

국민은행은 척박한 국내 피겨 환경에도 불구하고 국제무대에서 잠재적 가능성을 보여준 점을 높이 평가해 광고모델 계약을 체결했으며, 고객에게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비인기 종목에서 세계 1등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김연아의 도전 정신을 광고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연아가 광고 계약 체결 후 출전한 첫 대회인 2006-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피겨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허리 통증을 딛고 역전 우승을 차지하면서 국민은행과 김연아의 인연은 더욱 각별해졌다.

국민은행은 2008년부터 스피드스케이트와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트 등 빙상 국가대표팀으로 후원 범위를 확대해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 등 국가대표팀의 선전이 곱절로 반갑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김연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가 되면서 젊고 도전하는 리딩뱅크라는 이미지를 개선하게 됐다"며 "다음 달 말까지 피겨퀸연아사랑 적금과 KB연아사랑나눔 기프트카드에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여행상품권 등 경품을 지급하는 등 고객 사은행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2006년 12월 김연아 선수를 모델로 이미지 광고를 시작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