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발전 플랜트 건설도 공략 대상이다. 산업 구조가 발달함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 전기 에너지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경제 성장폭이 두드러졌던 아시아 지역의 경우 전력 소비량이 60% 이상 증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06년 4344GW(1GW는 1000㎿)였던 전 세계 신규 발전 플랜트 발주량이 2020년 6264GW,2030년 7484GW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1GW 화력발전소 신규 수주 금액이 13억~14억달러에 달하는 만큼 7000GW면 천문학적인 규모의 시장이 열리는 것"이라며 "이 중 10%만이라도 한국이 수주한다면 발전 플랜트 분야는 차세대 한국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은 이미 해외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5일 인도의 GMR에너지로부터 1조2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올해 첫 발전 플랜트 수주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에는 호주 에라링 화력발전소 성능 개선 공사를 1억달러에,사우디아라비아 쿠라야 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공사를 10억4000만달러에 수주하는 등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한국전력도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유발전소 건설 공사를 25억달러에 수주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하정수 수화력발전 연구소장은 "화력발전은 신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에 비해 전기 수급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앞으로도 시장이 꾸준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플랜트 산업 전반으로 시야를 확대해 보면 국내 업체의 경쟁력은 더욱 강해진다. 지난해 국내 업체의 해외 플랜트 수주액은 사상 최대인 463억달러에 달했다. 2008년 수주 실적인 462억달러에 비해 소폭(0.2%) 증가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투자 위축 등 각종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이뤄낸 성과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발전 플랜트 산업에서 한국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하 소장은 "국내 발전 설비 업체의 해외 진출은 아직까지 미미한 수준이지만 동남아시아,중동 위주로 활발하게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원자력 발전이 정부라는 구심점을 중심으로 성장한 것을 보면 다른 발전 플랜트 산업을 위해서도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