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업계가 11일(현지시간) 개막한 '2010 북미국제오토쇼(일명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부활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는 작년보다 전시장과 전시차종을 크게 늘리고 각종 신기술을 선보였다.

개막식날엔 레이 라후드 미 교통부장관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정부와 의회를 대표해 오토쇼장을 찾는 등 자동차산업의 부활을 위해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 역력했다.

미 최대 자동차 회사인 GM은 작년보다 전시장 면적을 20%가량 늘리고 10대의 컨셉트카 및 신차를 비롯 80여대를 전시했다. GM이 이번 오토쇼에서 주력하고 있는 것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소형차.이중에서도 GM대우가 개발을 주도한 '시보레 아베오RS''시보레 스파크(마티즈 크리에이티브)' '시보레 크루즈(라세티 프리미어)' 등 '시보레 3총사'를 전면에 내세웠다.

GM의 차세대 글로벌 소형차 컨셉트카인 아베오RS(젠트라 후속)는 이날 세계 처음으로 공개됐다. 스포티한 사이드 라인,커버 없이 노출된 모터사이클 형상의 헤드램프,낮은 루프 라인 등 혁신적인 디자인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시보레 크루즈도 올해 말 미국시장 판매를 앞두고 첫선을 보였다.

GM은 시보레를 비롯 캐딜락 뷰익 GMC 등 4개 핵심 브랜드의 전시장을 따로 마련해 전기차인 '시보레 볼트' 양산모델을 선보이는 등 부활을 위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은 "작년 1000만대 수준이었던 미국 자동차시장이 올해는 1200만대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라며 "GM도 작년의 위축상태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지 않고 위기를 넘긴 포드는 더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전시장을 작년보다 48% 넓은 5016㎡(약 1517평)로 늘렸다. 포드 전시장 사상 최대 규모다. 포드는 이곳에서 신차를 포함해 총 81종의 자동차를 선보였다. 9개의 엔진과 6개의 트랜스미션도 내놓았다. 최근 자체 개발한 것들이다. 여기에 24가지의 각종 첨단기술도 전시했다. 포드는 방문객들로 하여금 직접 차를 몰아보도록 하고 전 세계 경영진들이 12시간 동안 트위터 블로그 등을 통해 인터뷰를 갖기도 했다. 포드 관계자는 "올해는 포드에 중요한 기회"라며 "소비자들이 포드와 친해질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크라이슬러는 기함격인 300세단의 두 가지 스페셜 모델을 선보였다. V6엔진을 장착한 3.5ℓ의 '300 S6'와 V8엔진으로 무장한 5.7ℓ의 '300 S8'이 그것이다. 크라이슬러는 최근 손잡은 피아트의 전기차 버전인 '피아트 500'도 첫선을 보임으로써 대형차 중심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디트로이트=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