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계획표에는 빠지지 않고 오르는 것들이 있다. 금연,금주,다이어트 등등.하지만 아쉽게도 대부분 '작심삼일'의 공염불에 그치고 만다. 만약 이런 '공약'들이 올 한 해 삶의 품격을 끌어올려 줄 '머스트 바이(Must Buy)' 아이템 리스트라면 얘기는 사뭇 달라진다. 차곡차곡 돈을 모아 사고 싶은 것을 장만한 뒤 체크 리스트를 하나씩 지워갈 때 얻는 성취감이란….2010년 '얇아진 지갑'만큼 '삶을 두둑하게' 해 줄 매력 있는 아이템을 살펴보자.


◆F1 티켓

올림픽,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불리는 모터스포츠의 꽃 '포뮬러 원(F1) 그랑프리' 대회가 마침내 한국에서도 개최된다. 오는 10월 전남 영암에서 열리는 F1은 G20 정상회의와 더불어 올해 국내에서 열릴 빅2 이벤트로 꼽힌다. 영암 대회 티켓은 조금이라도 자동차에 관심이 있다면 무조건 구입해야 할 1순위 아이템이다. 또 사업 파트너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품목이기도 하다.

◆기계식 시계

아무리 스마트 폰이 활개를 치고,심지어 워치폰까지 등장했지만 장인들의 손에 의해 제작된 기계식 시계의 광채는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 이렇다 할 액세서리가 없는 남성 패션에서 시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지난해부터 유행하던 빅 사이즈 워치와 로즈 골드의 인기가 수그러든 반면 클래식한 스타일의 크로노그래프 워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겨울 가족여행

해외 풀 빌라에서 겨울 가족여행을 보내는 것도 리스트에 올려 보자.남태평양과 인도양 등에 산재돼 있는 최고급 리조트들의 최대 성수기는 크리스마스 연휴 시즌.하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이들 리조트는 연중 가장 한가해지고,가격도 그만큼 내려간다. 몰디브 포시즌스의 'Beach Pavilion with Pool'의 경우 12월21일~1월10일 성수기 객실료(1박)가 1100달러에 달하지만,1월11일~4월11일엔 850달러로 20% 이상 저렴하다.

스마트 폰



손꼽히는 IT(정보기술) 강국인 한국에서 스마트 폰 열풍이 뒤늦게 불기 시작한 것은 아이러니다. 지난해 말 아이폰이 불붙인 스마트 폰에 대한 관심은 올해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다. 모토로라 '드로이드',구글 '넥서스 원' 등 얼리어댑터라면 벌써부터 군침을 흘릴 후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빅 스쿠터

자전거가 각광받고 있지만,도로의 고도차가 심한 서울에선 아무리 후하게 점수를 매겨도 자전거 타기에 좋은 조건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쿠터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도로에서 사륜 자동차와 당당한 경쟁이 가능한 250cc급 이상의 '빅 스쿠터'들이 그렇다. 우선 시작은 혼다의 'PS 250',야마하가 선보인 '막삼(한국명 모르퍼스)',그리고 피아지오의 '베스파 GT 300'처럼 접근이 용이한 모델로 시작하면 어떨까. 가격은 '베스파 GT 300'의 경우 985만원이다.

◆스타크래프트 2

지난 10년 동안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는 e-스포츠의 아이콘으로 군림해 왔다. 그 뒤 많은 게임이 새로 선보였지만,그 어떤 프로그램도 스타크래프트의 아성을 뛰어넘진 못했다. 올해 오랜 기다림 끝에 '스타크래프트 2'가 새로 출시된다. 만약 '스타크래프트 1'이 출시됐을 때 제때 대열에 합류하지 못해 동료나 후배들에게 철저히 소외됐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면 이번만큼은 앞장서서 이 게임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스칸디나비아 가구

아르네 야콥슨,알바 알토 등 명성 높은 디자이너들에 의해 확립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은 모던한 간결함과 목재를 많이 쓴 친환경의 특징을 갖고 있다. 세계 가구 트렌드는 첨단 소재를 사용한 유려한 곡선과 기상천외한 아이디어 제품이지만,국내에서는 스칸디나비아의 빈티지 가구들이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에그체어의 경우 600만~700만원 선,리프로덕션 제품은 40만~70만원 선.

◆구글 크롬 OS

지금까지 폐쇄적인 윈도 OS(운영체제) 시리즈를 아무 생각 없이 써왔다면 구글이 새로 선보이는 '크롬 OS'는 우렁찬 혁명가처럼 느껴질 것이다. MS의 익스플로러나 애플의 사파리보다 훨씬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구글 크롬 웹브라우저를 사용해봤다면 왜 해외에서 "구글,구글…" 하는지 그 이유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아직 구글이 힘을 쓰지 못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지만,2010년은 안드로이드 등 '구글의 역습'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원년이 될 것이다.

스리 피스 수트


남성복에 불기 시작한 클래식 열풍은 베스트(조끼)까지 포함한 스리 피스 수트
에서 그 절정을 이뤘다. 체크 등 패턴이 들어간 브리티시 스타일의 수트는 영국 윈저공 같은 '사상 최고의 멋쟁이'를 꿈꾸는 CEO(최고경영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누렸다. 올해 역시 캐주얼의 흐름과는 별도로 새빌로(런던의 고급 수제 양복점들이 몰려 있는 거리)의 클래식한 스리 피스 스타일이 나폴리 스타일의 중후한 수제 수트를 압도할 것이다.



월간 '데이즈드 & 컨퓨즈드' 패션팀장 kimhyeonta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