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프랜차이즈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9월 말 정부가 발표한 '프랜차이즈 산업 활성화 방안'에 따라 우수 프랜차이즈 인증제가 도입되고 자금 지원도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는 10월 서울에서 '2010 APFC(아시아 · 태평양 프랜차이즈연맹) & WFC(세계프랜차이즈이사회) 서울총회'가 열려 세계 무대에서 한국의 위상도 높아지게 됐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퇴직자들의 창업 수요도 급증할 전망이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처럼 창업 시장이 과열될 우려도 있다. 정부의 적절한 대응책과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 올해 프랜차이즈 시장을 전망해 본다.

◆퇴직자 창업 수요 급증

총 714만여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가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해 퇴직자들의 창업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사업 안정성을 우선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적은 창업 아이템을 선호하고 있다. 대부분의 퇴직자들은 화이트칼라 출신이어서 세련되고 품격 있는 업종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보쌈전문점,부대찌개전문점같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업종이나 커피전문점,아이스크림전문점,교육사업 등 노동 강도가 낮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업종이 주목받고 있다. 퇴직자들은 창업 초보자여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우량 프랜차이즈의 가맹점 창업을 선호하고 있다. 배우자와 함께 하는 '가족 창업'도 늘어날 것이다.

◆소자본 아이템 인기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대학생들이 늘면서 청년층 창업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이들은 자금이 부족하지만 IT(정보기술) 지식이 풍부해 첨단기술을 갖춘 소자본 · 무점포 창업 아이템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전문장비를 휴대하고 고객을 방문해 침실 욕실 등을 청소해주는 방문청소 사업,특허를 획득한 천연제품을 활용하는 실내환경 관리 사업 등이다. 온라인으로 B2B(기업 간) 물품 구매를 대행해주는 온라인 기반의 아이디어형 창업 아이템도 주목받고 있다.

퇴직자,청년,주부 등 다양한 계층의 창업 수요자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의 자금,경험,유휴시간 등을 고려한 '맞춤형 창업상품'도 늘고 있다.

직접 점포를 운영하지 않고 매월 일정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형' 창업상품도 나와 있다. 창업자와 가맹 본사가 공동으로 비용을 투자해 점포를 개설하고 운영은 본사가 담당하는 '공동 창업'이나 창업자가 가맹 본사에 점포 운영 전반을 위탁하는 '위탁경영 창업' 등의 형태다.

◆프랜차이즈 전성시대 온다

정부는 2012년까지 가맹점 100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100개 이상 육성하고,세계 100대 브랜드에 국내 브랜드 3개를 진입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 진출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2000년 이후 '투다리' 'BBQ' 등을 필두로 해외 진출을 본격화해 왔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장해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는 직영체제로 사업을 해온 기존 업체들이 자신의 제품 · 서비스와 사업 노하우를 표준화해 프랜차이즈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수년간 직영체제로 운영하면서 사업성을 검증받은 업체들은 기업형 프랜차이즈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에도 '맛집'으로 소문난 외식업소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해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외환위기 재판 우려도 커져

퇴직자들의 창업 시장 유입은 1997년 발생한 외환위기 직후의 창업 시장을 연상시킨다. 당시 정부는 퇴직자들에게 창업을 권장하면서 사업을 영위할 능력을 키워 주는 데 소홀했다. 결과적으로 창업 실패율이 높아졌고,프랜차이즈 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예비 창업자들은 '묻지마식 창업'을 지양해야 하고 정부는 사업 성공을 위해 이론 및 실무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사업 경험이 없는 퇴직자들은 독립 창업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을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프랜차이즈 인증제를 통해 부실 가맹업체를 걸러내고 우량 업체를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도움말=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