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최우선시하는 그린경영을 어쩔 수 없는 의무라고 생각하는 기업들이 있다. 전문가들은 그런 사고를 하고 있는 기업인을 향해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경쟁에서 뒤처진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유는 친환경적인 제품을 만들고 생산 프로세스에서 낭비를 줄이려는 노력,즉 '지속가능경영'을 추구하는 기업만이 진정한 혁신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다른 기업이 흉내낼 수 없는 경쟁력까지 갖추게 되기 때문에 지속가능경영이 곧 혁신의 원동력이 된다는 말이다.

항공과 지상 교통을 통해 우편 및 화물을 전 세계 220개국에 배송하는 세계 최대 물류서비스 업체인 페덱스는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함으로써 끊임없는 경영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지속가능경영 컨설팅 사업까지 시작했다.

페덱스가 가장 먼저 실행에 들어간 것은 화석연료 사용량 줄이기였다. 페덱스는 운송업체인 만큼 석유 등의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기업이다. 654대 항공기 선단과 4만3000대가 넘는 차량을 굴리는 데 하루에만 9만5000배럴의 석유를 사용해왔다. 이는 방글라데시의 일일 석유 소비량과 맞먹는 양이다. 페덱스는 우선 지난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연비가 좋지 않은 구형 비행기를 신형 보잉 757기로 전환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아울러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해 항공기 스케줄, 항공루트, 연료탑재량을 최적화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친환경 대체에너지 사용도 확대하고 있다. 페덱스는 최근 유통 허브인 캘리포니아와 독일 쾰른에 1.5 ㎿급(가정집 1500가구에 공급 가능한 분량)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건설했다. 보통의 트럭보다 42%나 연료 효율이 높은 하이브리드 밴을 운용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페덱스는 현재 기존 차량의 25% 이상을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교체했다. 마지막으로 자원 낭비를 줄이기 위해 새로운 문서배송 서비스도 내놨다. 기존 문서배송 서비스는 차량과 항공기를 통해 문서 자체를 가져다 주는 것이었지만 새로운 서비스는 2004년 인수한 문서 솔루션 비즈니스 업체 킨코스 점포를 통해 이뤄진다. 시애틀에 있는 고객이 뉴욕의 킨코스 매장으로 원본파일을 보내면 킨코스 매장에서 프린트해 인근 지역으로 배달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는 문서를 준비할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좋은 품질로 인쇄된 문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 서비스 실시 후 문서 대부분이 인터넷을 통해 운송되고 있다는 게 페덱스 측 얘기다. 비용 절감은 물론 친환경적인 서비스로 인정받게 된 데 따른 것이다.

페덱스는 이런 노하우와 서비스를 다른 기업에 전수하는 컨설팅사업에도 나섰다. 지속가능경영을 고민하는 것은 더 이상 '사회적 책임' 때문만은 아니다. 곧 혁신(Innovation)으로 연결되는 길이라는 게 페덱스의 정의다.

IGM 세계경영연구원 조미나 상무 · 사유라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