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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은 의약품의 90%가 도매를 통해 유통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도매유통 비중은 전체 의약품 시장의 절반에 불과하죠.나머지는 제약회사의 직거래가 차지합니다. 제약기업은 신제품 개발 및 생산에 집중하고 유통은 도매업체를 중심으로 전문화될 때 국내의약품 산업도 글로벌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

김진문 신성약품(주) 회장은 선진국형 유통구조로 가는 지름길로 제약과 도매의 '역할 분담'을 강조했다. 그는 내년 12월 말 일몰제로 폐지되는 유통일원화제도(제약사 종합병원 직거래금지제도)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선진국형 유통구조가 구축될 때까지 최소 5년 이상은 준비기간을 줘야 합니다. 또한 정부가 먼저 의약품 유통단지 설립 등에 발 벗고 나서 도매업계가 대형화,현대화,IT화 되도록 정책적으로 배려해야 하죠."

김 회장은 "의약품 물류는 다품종,소량,다빈도 배송이라는 특성을 갖는다"며 "이를 위해 도매유통보다 더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시스템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도매업계도 지나친 경쟁과 영세성,전문 영업 인력의 부족,거래신용의 한계 등 개선해야 할 문제점이 많다"며 "의약품유통 선진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매업계의 자각적 노력도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문 회장은 현재 한국의약품도매협회의 집행부(부회장)를 맡고 있다. 1990년대 중반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실상 '원로급'에 속하는 그가 업계 위기상황을 타파할 구원투수로 나선 것은 업계에서 잔뼈가 굵어진 오랜 경력,정책 · 대관업무의 탁월한 수행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덕분이다.

내년 9월 개최되는 국제의약품도매연맹(IFPW) 서울총회 유치에도 일등공신으로 참여해 국내 의약품 유통산업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떨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김 회장은 15년간 제약회사에서 일하며 업계의 생리를 온몸으로 익힌 뒤,1985년 신성약품㈜(www.e-shinsung.co.kr)을 설립해 현재까지 대표로 활동 중이다.

양승현 기자 yang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