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일궈낸 사상 최대 규모의 UAE 원전 공사 수주는 한국형 원전의 가능성을 과시한 쾌거(快擧)다. 앞으로의 과제는 두말할 것도 없이 더 많은 수주에 성공해 원전수출국으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적지 않다. 특히 원전 수출국에 걸맞은 원전의 산업 및 행정체제 정비가 시급하다.

UAE 원전수주전에서 탈락한 나라들이 우리나라에 대한 견제에 나설 것은 너무나 분명하고, 그에 따라 국제 원전시장에서의 경쟁도 더욱 가열될 게 틀림없다. 주목해야 할 것은 프랑스 일본 미국 러시아 등 우리의 경쟁국들이 설계, 건설관리, 유지보수, 핵연료 등의 일관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지속적인 원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이런 방향으로 산업체제를 조속히 개편하는 동시에, 효율성을 높여야 할 부분에 는 민영화적 요소를 도입하는 등의 노력이 긴요하다.

우선 원자력 행정체제부터 정비해야 한다. 지금의 원자력 행정체제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안전규제와 원전기반기술을 포함한 원자력 이용 기술개발을, 지식경제부가 원전기술개발을 각각 담당하는 식이다. 밖에서 우리나라가 원전 안전규제의 독립성 확보에 소홀하다는 점을 종종 지적하는 이유다. 이는 원전수출 확대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국내적으로도 원전 확대나 사용후 핵연료 부지확보 문제 등과 관련하여 국민들의 불안감을 씻어내기 위해 원전 안전규제의 독립성 확보는 꼭 필요하다. 이와 함께 보다 효율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위해서도 행정체제 개편이 있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인력양성이다. 우리나라가 UAE 원전수주에 어느 때보다 큰 기대를 했던 것은 좋은 일자리가 많이 창출(創出)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원전 수주는 그것으로만 끝나는 게 아니라 유지나 보수에도 상당한 인력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보다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게 되어 있다. 우수인력에 대한 장기적 수급계획은 물론이고 당장의 인력수급 대책도 세워야 한다. 원전 수출국으로서의 경쟁력을 확고히 하는 준비를 지금부터 서두르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