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IT '영 리더'에게 묻다

세계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은 애플 '아이폰 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2강 체제를 구축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KT가 최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가진 IT(정보기술) 업계 간담회에서 허진호 인터넷기업협회장은 "스마트폰 OS 시장은 아이폰 OS와 안드로이드의 강세 속에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OS가 당분간 약진할 것"이라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모바일'은 뒤처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엔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도 참석,안드로이드 OS에 대한 전략도 밝혔다. 이 대표는 "구글은 궁극적으로 모바일 인터넷을 클라우드(cloud) 환경에서 구현하기 위해 안드로이드를 육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란 자신의 PC나 휴대폰에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고 인터넷을 이용해 저장장치(스토리지),소프트웨어 등을 빌려 쓰는 서비스를 말한다. IT 자원을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강태진 KT 서비스육성실장(전무)은 "서울시와 함께 KT가 새로운 '스마트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KT는 자체 보유한 와이파이(무선랜)망 등을 활용해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간담회의 주요 내용.

▲사회(이찬진 드림위즈 사장)=아이폰 출시 이후 국내 모바일 인터넷 상황이 많이 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을 말해 달라.

△강태진 KT 전무=아이폰이 나오면서 처음으로 무선 인터넷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도 무선 인터넷 증가 수치를 보면 아이폰이 나온 2007년 7월부터 크게 증가했다. 한국에서도 모바일을 통해서 편리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 의미 있다.

△허진호 인터넷기업협회장=아이폰 출시 후 공론화되기 시작한 몇 가지가 있다. 아이폰에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지만 게임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심의 문제 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한국에 있는 게임 사전등급심의제는 바뀐 환경을 인식하지 못하는 규제다. 국내 웹사이트들을 모바일 환경에 맞춰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사회=아이폰이 새로운 변화를 일으켰다는 것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인정하는 것같다. 역설적으로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아이폰의 대항마로 뜨면서 수혜를 보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아이폰은 국내에서 놀랄 만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하지만 아이폰이 분명 산업계에 비즈니스 모델을 바꿔야 한다는 압력을 줬고,구글은 이 증명된 모델을 어떻게 대중화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구글은 모바일 인터넷을 대중화하기 위해 개방형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 입장에서 안드로이드를 무료로 배포했던 것이고,내년에는 모바일 인터넷에 대한 더 많은 투자를 할 것이다.

△양정수 K안드로이드 실장=안드로이드는 그래픽 사용자 환경(GUI)을 혁신했다. 안드로이드가 가진 GUI는 아이폰 이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안드로이드를 이용해 활용하는 집단의 능력이 아이폰만큼 뛰어나지 않다면 소비자 브랜드로 만들기는 힘들 수도 있다.

△이 대표=구글이 직접 휴대폰 제조업에 뛰어들 생각은 없다. 구글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모바일 인터넷을 지원하기 위해 안드로이드를 개발하고 제공하려는 것이다.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클라우드'다. 우리가 쓰는 데이터를 모두 스마트폰에 담을 수는 없다. 모바일 환경에서 클라우드가 중요한 이유다.
▲사회=국내 스마트폰 OS 시장은 어떻게 변화해 갈 것으로 보는가.

△허 대표=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2강 체제 속에 하나 또는 두 개의 OS가 살아남을 것으로 본다. 리서치인모션의 블랙베리 OS는 앞으로 3년 정도는 명성을 유지할 것같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모바일은 점차 세력을 잃어갈 것이다.

△강 전무=최근 MS가 내놓은 검색엔진 '빙'을 보면 MS는 아직도 대단한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윈도 모바일에 대한 시장의 냉담한 반응을 MS가 읽고서 지금 많은 투자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윈도 모바일 차세대 버전이 나오면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블랙베리도 미국에서 기반이 탄탄하고 PC와 배열이 같은 쿼티(QWERTY) 키패드를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그 수요는 안드로이드가 매우 빠른 속도로 흡수해갈 것이다.

▲사회=국내 모바일 환경 변화는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보는가.

△강 전무=KT는 최근 서울시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서는 검색어를 최소화해 쉽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KT는 와이파이망도 강화하고 있고,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네트워크가 강력하기 때문에 유리한 입장이다. 내년에는 와이파이망 등에 더욱 투자할 계획이다. KT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사회=애플리케이션 장터인 앱스토어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개발자들에게도 기회인데,국산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어떻게 보는가.

△양 실장=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사람들의 비전은 장밋빛만은 아니다. 여전히 무한 경쟁이다. 소프트웨어가 예전과 같은 영광을 누리기는 힘들다고 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10년,20년 이상 장기적으로 내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 펀드와 같은 재정적 후원을 통해서 개발자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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