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중국 상용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서부 지역 대개발 등 건설 호재가 많아 덤프트럭을 비롯한 상용차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경제위기 속에서 승용차 부문의 강자로 부상한 데 이어 상용차 시장으로 본격적인 영역 확장에 나선 현대차의 또 다른 도전을 주목하고 있다.

◆'중국 트럭 시장을 잡아라'

현대차의 상용차 수출은 글로벌 5위권인 승용차 부문과 비교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올 들어 11월 말까지 전주 상용차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총 6만1397대) 가운데 수출은 3만5001대다. 승용차 부문과 달리 해외 현지 공장은 전무하다.

중동,아프리카 등 100여 개국에 상용차를 수출하고 있지만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시장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엔 수출길조차 뚫지 못했다. 미국의 경우 25%에 달하는 관세 등으로 수출장벽이 높고,유럽은 디젤 엔진의 강자들이 버티고 있는 탓이다.

중국 수출은 올해 11월까지 345대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작년 86대에 비하면 크게 늘었다. 중국 정부가 내수 부양책으로 각종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어서다.

현대차에 따르면 중국 상용차 시장은 전 세계 수요의 29%를 차지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6t 이상급 중 · 대형 트럭의 수요는 83만대에 이른다. 1t급 소형 트럭까지 포함하면 시장 규모가 300만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가 상용차 부문을 확대하기 위한 첫 무대로 중국을 선택한 이유다. 가장 개발이 활발한 중국 서부를 공략하기 위해 현대차는 네이멍구자치구,쓰촨성 등 중국 서부 지역에 생산 공장을 갖고 있는 상용차 제조회사 북분중형기차유한공사를 합작 파트너로 선택했다.

◆종합자동차 회사로 거듭난다

현대차는 2014년까지 중국 상용차 시장에서 점유율 20%를 차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합작하기로 한 북분중기의 올해 예상 판매량이 3만대,점유율은 4%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목표다. 게다가 중국 상용차 시장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치열한 경합 무대로 변했다. GM을 비롯 유럽계인 만,벤츠,볼보 등이 현지 합작회사를 통해 중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차와 합작한 북분중기를 포함해 대형 트럭분야 시장점유율 1위부터 6위까지가 모두 글로벌 메이커와 중국 현지 업체간 합작사다.

이런 어려움에도 현대차는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2005년 광저우자동차와 상용차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가 이견으로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등 그동안 시행 착오를 경험한 것이 소중한 자산이 됐다는 설명이다. 승용차 부문에서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업계 4위에 오른 저력을 발휘한 것은 자신감의 근거다. 현대차는 2002년 중국에 진출해 올해 시장점유율(10월까지 누계,현대기아차 합계)에서 도요타 혼다 닛산 등을 제쳤고,승용차 부문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합작사 설립 시점에 맞춰 기존 북분중기 차량의 상품성과 품질을 개선한 모델을 선보이고,2012년에는 현지에 적합한 신규 모델을 출시해 현지 대형트럭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겠다는 전략"이라며 "2014년까지 10만대 판매 업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