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우리금융지주의 조속한 매각을 위해 다양한 매각 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또 대우인터내셔널은 내년 상반기 중 매각을 완료하기로 하는 등 공적자금 투입 기업의 매각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공자위는 18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제8차 회의를 열고 예금보험공사,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보유 자산 정리계획을 보고받고 이를 심의,의결했다.


공자위는 예보가 보유한 우리금융지주 지분 66% 중 경영권 매각에 필요한 50%+1주를 제외한 나머지 소수 지분을 조속히 매각하고 지배지분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와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다양한 매각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금융위는 이와 관련,최근 발표한 내년도 업무보고를 통해 합병이나 다수에 대한 분산 매각,자회사 분리 매각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진동수 금융위원장도 "정부가 합병 등 모든 방안을 놓고 시장에서 수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우리금융 민영화 계획을 앞당기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합병과 관련한 시나리오로는 우리금융과 하나 또는 KB금융지주와의 주식 맞교환을 통한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예보가 우리금융 지분 대신 민간 금융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게 돼 '진정한 민영화냐'를 놓고 논란이 예상된다. 우리금융의 덩치를 감안할 때 합병 후 경영 주도권을 둘러싼 갈등도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그러나 합병 후 예상되는 주가 상승을 고려할 경우 공적자금 회수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고 지분 매각도 쉬워진다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분산 매각은 KT,포스코,연기금 등에 5~10%의 지분을 매각한 뒤 이들 과점 주주가 우리금융지주를 공동 관리하고 잔여 지분은 블록세일(일괄 매각) 등의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해외 매각을 염두에 두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금융의 대주주를 찾기가 쉽지 않은 현실을 감안할 때 선택 가능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최대 변수는 시장 상황"이라며 "일단 내년 상반기까지는 추가적인 소수 지분 매각을 통해 덩치를 줄이면서 각각의 방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체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공자위는 또 예보가 보유한 제주은행(21.4%)과 한국전력(5%) 지분은 내년 중 매각을 추진하고,채권단과 공동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하이닉스도 최대한 신속하게 매각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캠코가 갖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35.5%) 지분은 내년 상반기 매각을 끝내고 대우조선해양(19.1%)과 대우일렉트로닉스(57.4%) 쌍용건설(38.7%) 등은 인수 · 합병(M&A) 시장 여건과 경제 상황 등을 감안해 채권단과 공동 매각을 추진키로 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