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기분 좋은 밤,이 선배 술 마시니까,슬슬 괜찮아 보이네.''참 좋은 친구,이슬이 덕분에,슬픔을 잊고 희망을 쏜다. '

진로 '참이슬'의 세 글자로 만든 삼행시다. 이는 진로 직원이나 고객의 미니홈피에 오른 글이 아니다. 진로가 17일부터 리뉴얼해 내놓는 '참이슬 Original'과 '참이슬 Fresh'의 라벨(사진)에 적힌 글귀다.

주류시장에도 스토리텔링 마케팅 바람이 불고 있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나 관심사를 소재로 공감할 만한 내용을 담은 '라이프스타일 라벨'이 술 제품에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

리뉴얼 출시되는 '참이슬'은 12가지 삼행시와 삽화를 그려 넣었다. 이규철 진로 상무는 "술자리에서 읽고 공감할 만한 내용의 삼행시를 넣었다"며 "술병 라벨에 이야깃거리를 제공하는 역할이 추가된 셈으로 앞으로 삼행시를 매달 새롭게 바꿀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8월 롯데주류에서 내놓은 '처음처럼 쿨'은 '젊은 소주' 이미지를 강조하며 라벨에 20대들의 관심사를 키워드와 질문 형식으로 적었다. 키워드가 'Love'(사랑)인 라벨에는 '키스할 때 눈을 감고 하는 게 Cool한 거니?쳐다보면서 하는 게 Cool한 거니'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전통주 중에선 배상면주가의 '산사춘'이 지난 9월부터 홍보포스터에 스토리를 담았다. 술 원료인 산사열매를 '계모와 함께 사는 홍이는 계모가 주는 상한 음식을 먹어도 산사나무 열매 덕분에 탈 없이 건강했다'와 같은 구전설화 방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음료부문에선 코카콜라가 지난 6월 국내에 출시한 '글라소 비타민워터' 6종의 라벨에 재치있는 글귀를 적어 인기를 모았다. 이 중 '리스토어 플레이버'의 스토리는 이런 식이다.

"'어제도 달렸어요?'라는 말이 운동 열심히 하는지를 묻는 게 아닌 것쯤은 알잖아요. 그렇게 달리다보면 애꿎은 전봇대에 시비를 걸고 있죠.(중략) 요 병 속에는 칼륨과 비타민B가 들어있어 활력을 불어주죠.동료들에게 부장님(오락,환락부장),상무님(술상무?) 대접까지 받고 있다면… 이제 필요한 건 재테크 정보겠네요. "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