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은 2009년 3분기에만 매출 4조9859억원,영업이익 5317억원,당기순이익 533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54.6%,83% 증가한 수치다. 조선 업황이 좋지 않았지만 육 · 해상 플랜트,전기 · 전자 등 비조선 부문의 매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0월 미국의 쉐브론으로부터 호주 고르곤의 해양플랜트 공사를 총 20억6000만달러에 수주했다. 이 공사는 호주 북서부 해상에 위치한 고르곤 가스전 인근 배로 섬에 천연가스를 액화 · 정제 · 생산하기 위한 LNG(액화천연가스) 플랜트를 설치하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까지 울산조선소에서 총 중량 19만t의 대형 모듈 48기를 제작해 납품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이 올 들어 수주한 육 · 해상 플랜트는 총 64억달러다. 이는 올해 목표였던 58억4000만달러를 훌쩍 뛰어 넘는 수준으로 국내 플랜트 업계의 올해 수주 목표인 400억달러의 16%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은 고르곤 외에도 지난 7월 아랍에미리트의 국영가스공사로부터 10억달러의 가스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이어 9월에는 미국 GE와 함께 쿠웨이트 수전력청으로부터 26억달러에 이르는 복합화력발전소를 따냈다. 11월에는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14억달러 규모의 미얀마의 쉐 가스전 개발 공사를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기존 사업 외에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신 · 재생에너지 사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의 하나로 정하고 집중 육성하고 있다. 올해 신 · 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하는 돈은 총 28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전체 투자금액인 1조4300억원의 약 20%에 해당한다. 현대중공업이 군장국가산업단지 내 13만2000㎡ 부지에 총 1057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풍력공장은 올 10월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연간 600㎹ 규모의 발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앞으로 해상풍력발전기도 생산해 2013년까지 연간 800㎿ 규모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충북 음성에 짓고 있는 태양광 제2공장도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미래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큰 활약을 보였다. 나로우주센터의 로켓발사대 및 발사대 주변의 벼락을 막기 위한 75m 높이의 고성능 피뢰침 등을 제작한 것.현대중공업이 제작한 발사대는 최첨단 플랜트 기술의 집약체로 무게 140t,높이 33m의 육중한 나로호를 90도로 지지하고 있다가 발사 순간 수백 t의 압력을 견뎌내는 역할을 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