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펀드시장 키워드는 '리치(R.I.C.H)'라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끈다.

동양종금증권은 9일 리밸런스(Rebalance) 인베스트(Invest) 체인지(Change) 헤지(Hedge)의 첫 번째 알바벳을 따 내년 펀드시장의 핵심을 '리치'로 표현했다.

이 증권사 김후정 연구원은 "내년에는 투자자산의 재조정이 자산운용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해 리밸런싱이 활발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 주식형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이 올해말로 끝남에 따라 국내 주식형으로 자금이 옮겨오는가 하면,국내 주식형펀드에서도 1700선 위에서는 환매바람이 거세질 것이란 진단이다. 이에 따라 전체 펀드 중 37%(투자원금 기준)를 차지하는 주식형 비중이 다소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김 연구원은 올해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 전방위적인 자산가치 상승이 이뤄졌지만 내년에는 특정 국가나 자산별로 차별화된 수익률 흐름이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택과 집중에 의한 투자(인베스트)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그는 "내년에는 출구전략 등에 따라 국가별로 상이한 경제 환경을 맞게 될 것"이라며 "업종간 지역간 차별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꿔'(체인지) 바람도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다. 투자자들이 펀드투자 경험이 쌓이면서 각자 상황에 맞는 투자방법이나 운용회사,펀드회사를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높아진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펀드나 ETF(상장지수펀드),해외 주식에 대한 접근이 점점 용이해지고 있다"며 "내년에는 펀드이동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판매 회사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통 자산보다는 ELS(주가연계증권) ELF(주가연계펀드) 원자재 등 투자 대상 범위가 확대되는 만큼 대체 투자자산(헤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원자재펀드는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고 ELS는 일정 수준에서 주식의 헤지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