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회사들이 연말 고객 잡기에 나섰다. 연말은 크리스마스와 겨울방학 등으로 인해 여행객이 증가,환전 수요와 신용카드 이용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새해를 앞두고 재테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때다. 각 금융사들이 벌이는 이벤트와 우대 조건을 비교해 보고 자신에게 알맞은 금융 서비스를 선택해 이용하면 알찬 연말을 보낼 수 있다.

연말에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외국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낼 생각이라면 은행들의 환전 및 해외 송금 수수료 관련 이벤트를 살펴봐야 한다. 시중은행들은 겨울방학을 맞아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가는 고객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수수료 할인 행사를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다.

달러 엔 유로 등 주요 통화를 환전할 경우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까지 환전 수수료를 아낄 수 있고 해외유학생은 경우에 따라 환전과 송금 수수료 전액을 면제받을 수도 있다. 은행들은 수수료 할인 외에 환전 고객 중 추첨을 통해 기프트카드,백화점 상품권,여행 상품권 등을 제공하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

은행별로 환전 수수료 할인 조건을 비교해 보기가 번거롭다면 주거래 은행을 이용하는 게 상책이다. 대부분 은행은 급여이체를 하거나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이 환전할 때는 특별한 이벤트 기간이 아니어도 환전 수수료의 30~50%를 깎아준다.

적은 금액을 여러 번 환전하기보다는 큰 금액을 한 번에 환전하는 것도 수수료를 아끼는 방법이다. 은행들은 환전 금액이 클수록 높은 수수료 할인율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우리은행은 미화 300달러 이하 환전에 대해서는 수수료의 30%만 깎아주지만 5000달러 초과 환전에 대해서는 70%를 할인해 준다. 여러 사람과 해외여행을 함께 간다면 공동구매를 통해 환전 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인터넷 환전을 이용해도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다. 각 은행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환전하면 수수료의 최대 70%를 할인해준다. 은행 영업시간과 상관없이 24시간 환전이 가능하다는 것도 인터넷 환전의 장점이다.

은행들이 진행하는 각종 우대금리 이벤트도 놓쳐서는 안 된다. 특히 요즘은 장기주택마련저축(장마저축) 가입 고객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은행들이 많다. 장마저축의 소득공제와 비과세 혜택을 연내 가입자에게만 적용토록 관련 법이 개정돼 남은 기간 고객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세제 혜택을 받는 것은 물론 보다 높은 금리로 장마저축에 가입할 수 있는 기회다.

우대금리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예금 금리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상호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 저축은행들은 1년 만기 정기예금에 연 5% 이상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연 8%대 후반까지 저축은행 예금 금리가 올라갔던 것에 비하면 낮지만 시중은행에 비해서는 여전히 1~2%포인트 높은 금리다. 자기자본비율 8% 이상,고정이하 여신비율 8% 미만 등 일정한 자본 건전성 기준을 충족하는 저축은행이라면 부실 위험이 비교적 크지 않은 편이다.

가까운 곳으로라도 여행을 갈 계획이 있다면 신용카드부터 꺼내보자.카드사들은 겨울철을 맞아 전국 스키장에서 다양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카드만 잘 이용하면 장비대여료,리프트 이용료,부대시설 이용료 등을 최고 50%까지 아끼면서 가족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카드사별로 할인을 해주는 스키장이 다르고 할인율과 할인 기간 등에도 차이가 있으므로 여행을 가기 전에 반드시 자신이 가진 카드로 얼마의 할인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카드로 할인받을 수 있는 곳은 스키장만이 아니다. 카드사들은 백화점 놀이공원 극장 등에서도 할인과 무이자 할부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므로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연말정산 방법도 미리 익혀두면 유리하다. 매년 세법이 바뀌면서 연말정산의 적용 범위와 소득공제 금액 등이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이다. 변경된 내용을 미리 확인하고 준비하면 연말정산을 통해 더 많은 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