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산 노지감귤이 최근 3년간 가장 맛이 좋은데도 생산량 증가 등으로 가격이 계속 하락세를 보여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생산자단체와 상인단체, 농가 등은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감귤가격이 경영비 이하로 떨어지자 출하량을 자율적으로 10∼15% 줄이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산 노지감귤(조생종 기준) 출하를 시작한 지난달 초만 해도 도매시장의 경락가격이 10㎏들이 상자당 평균 8천∼9천원 선에 거래되다가 지난달 말에는 7천600∼7천900원, 이달 들어서는 7천300원까지 폭락했다.

이는 농가의 노지감귤 생산경영비인 8천∼8천500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올해산 노지감귤은 당도가 평균 10브릭스로 2008년산보다 0.6브릭스, 2007년산보다는 1.2브릭스 높고, 단맛과 신맛의 비율인 당산비(糖酸比)도 10.2로 평년보다 1.3포인트 높아 2007년산 이후 가장 맛이 좋은데도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감귤 값이 하락하는 것은 올해 생산예상량이 64만t으로 적정생산량보다 6만t이 많고,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소비 활동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와 농가, 생산자 및 상인단체 등으로 구성된 감귤출하연합회는 이에 따라 상자당 경매가격이 8천원 이하로 떨어지면 자율적으로 출하량을 10∼15% 줄이고, 7천원 이하로 하락하면 추가로 특별한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이와 함께 가공용 수매물량을 당초 11만t에서 13만5천t으로 늘리고, 규격을 벗어나거나 흠집이 있는 비상품 감귤의 출하를 막기 위한 단속활동을 더욱 강화키로 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맛이 좋다고 무조건 잘 팔리지는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다"며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인한 소비 부진으로 과일이 전반적으로 가격이 떨어져 문제"라고 말했다.

(제주연합뉴스) 홍정표 기자 jp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