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으던 르노삼성자동차의 'SM5' 후속모델이 드디어 공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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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은 회사 창사 이래 처음으로 중앙연구소와 디자인센터를 언론에 공개하는 '오프닝 데이’ 행사를 지난 1일 개최했습니다.

이 행사에서는 깜짝 놀랄만한 일들이 행사장을 찾은 기자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연구소와 디자인센터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산업계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 기밀사항'으로 취급되는 시설입니다. 특히 디자인센터의 경우 자동차의 '목숨'과도 같은 외관을 제작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기도 합니다.

르노삼성 고위 임원들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이런 저런 설명을 해주며 연구소를 안내했습니다. 시설 전체를 공개한 것은 아닙니다만, 르노삼성이란 기업의 '실체'를 엿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던 것은 확실합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내년 1월 20일 출시 예정인 중형세단 'SM5'의 후속모델 '뉴 SM5(개발명 L43)' 공개행사였습니다.

중형급 세단 경쟁모델인 현대차 '쏘나타'의 대항마로 부각 되고 있는 신차이기에, 이날 공개 전까지 '뉴 SM5'에는 많은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그만큼 취재 열기도 뜨거웠지요.

실제로 차를 몰아보거나 앉아본 것은 아닙니다만, 한 회사의 명운을 건 대표모델을 가장 먼저 이리저리 둘러본다는 건 즐거움을 넘어 가슴 설레는 일이었습니다.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차를 보는 걸 기다리고 있는 분들이 많을 텐데 참 운이 좋다는 생각도, 또 가급적 빠르고 상세히 기사를 통해 새 차를 소개해야겠다는 책임감도요.

그리고 떠오른 게 하나 있습니다. 현대차 신형 쏘나타 출시 즈음, 라이벌 격인 뉴 SM5의 출시계획과 개발 현황 등을 '집요하게' 캐묻던 기자들에 대한 르노삼성의 대응이었습니다.

르노삼성 관계자들은 당시 뉴 SM5의 정보를 주는 데 그리 후한 편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나왔던 여러 매체의 관련 기사를 읽어봐도 "유럽형의 디자인으로 만들고 있다"는 얘기 말고는 별다른 내용이 없었습니다.

이 차가 프랑스 르노의 중형세단 '라구나'를 기반으로 제작된다는 것은 자동차에 조금만 관심이 있어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르노삼성 측은 "라구나와는 다르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당장 보여줄 수 없어 아쉽지만, 공개를 한다면 가장 먼저 언론을 대상으로 보여줄 테니 기다려달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르노삼성은 약속을 지켰습니다. 취재진에게 가장 먼저 신차를 보여주고, 중앙연구소와 디자인센터 공개라는 쉽지 않은 결정도 내린 겁니다.

(뭐 제가 너무 긍정적으로 해석한 걸지도 모르지만요.)

올 한 해 출시된 국내외 신차들은 다양한 '루트'를 통해 대중에 소개됐습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먼저 등장하기도, '로드쇼'를 펼치기도, 또 사진이 인터넷에 유출돼 떠돌기도 했지요. 공개 방식을 선택하는 건 어디까지나 업체의 선택입니다.

뭐, 어떤 방법을 통해 소개되든 ‘신차’라는 말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약속대로 취재진들에게 가장 먼저 신차를 보여준 르노삼성의 이번 행사에 참여하며, '특권의식'보다도 제가 보고 느낀 바를 독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일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한경닷컴 이진석 기자 ge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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