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오는 12월 3~4일 일반청약을 받는 한국전력기술(대표 안승규)은 원자력 · 화력 발전소 설계 전문기업이다. 정부의 제3차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에 따라 상장작업을 진행 중이다. 모회사인 한국전력의 보유지분 40%를 2012년까지 매각한다는 방침에 따라 이번에 우선 20%를 구주매출 방식으로 처분하고 추가 20%를 순차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다.

한전기술은 1975년 대한민국 발전소 설계기술 자립을 목표로 설립된 후 미국 프랑스 등 해외 선진기업들과의 제휴를 통해 꾸준히 기술을 쌓아왔다. 안승규 대표는 "1975년 한국 최초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1호기를 설계했던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2005년 '뉴스타트(NuStart)'프로젝트 기술용역 계약을 체결했다"며 "한국이 원전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거듭나는 데 한몫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 3월부터 웨스팅하우스에서 개발 중인 최신 원자로 'AP1000'프로젝트 설계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회사는 원자력 주기기 설계와 발전소 종합설계 등 원전 설계의 핵심기술을 모두 보유한 세계 유일의 원자력 발전 설계 전문회사로 꼽힌다. 이 같은 기술력과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국내시장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한전기술은 앞으로 원자력 발전소 설계업체에서 종합 EPC(설계 구매 건설)업체로 발전한다는 계획이다. 안승규 대표는 "환경 보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 향후 20년간 300여기의 원자로가 추가로 건설될 전망"이라며 "우월한 기술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매출 5조원의 '글로벌 톱5' 전력플랜트업체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신규 수주는 작년보다 152.4% 늘어난 6339억원에 달해 계약잔액도 작년 말보다 31.4% 증가한 1조1000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수주를 바탕으로 지난해 매출 3473억원과 영업이익 201억원을 올렸으며 올 상반기 매출 2129억원과 영업이익 543억원을 거둬 영업이익 부문에선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규모를 넘어섰다.

한국전력기술은 지난 10월20~21일 일반 청약을 받아 상장을 진행하려 했으나 기관들의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예상치를 밑돌아 상장일정을 늦췄었다. 주당 공모예정가는 2만1600~2만4400원으로 지난번 상장 추진 때와 같다. 공모예정총액은 1651억~1865억원이다.

공모주식 수는 일반공모분 152만8800주 등 총 764만4000주다. 상장 후 최대주주 등의 지분을 포함한 83.34%는 6개월간,우리사주조합 공모분 3.33%는 1년간 보호예수된다. 12월14일 상장 예정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