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인천국제공항에 입점한 신라,롯데,AK 면세점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면세점 업체들은 연간 3000여만명이 드나드는 인천공항 면세점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보고 치열한 입찰 경쟁 끝에 영업권을 따냈다.

하지만 과도한 영업비용 부담으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원화가치 하락과 신종플루 등의 여파로 공항 이용객마저 줄어들면서 적자폭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 면세점의 연간 매출은 2007년 9922억원에서 지난해 1조412억원에 이어 올해 1조1684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달러화 기준으론 2007년 10억681만달러,2008년 9억4914만달러에 이어 올해 9억2000만달러 선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점유율은 신라면세점 39%,롯데 38%,AK 13%,한국관광공사 11% 순이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적자폭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3사 모두 매달 20억~40억원 정도의 적자를 내고 있다. 면세점들이 공항공사에 내는 '영업료'가 주 원인이 되고 있다. 백화점처럼 매출 수수료 방식으로 납부하지만 매출 실적이 저조해도 공항공사에 지불해야 하는 '최소 보장액'이 있다. 신라와 롯데면세점은 올해 최소 보장액으로 각각 2000억원을 내야 한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영업료로 빠져나간다. 매출액 1300억원대인 AK면세점은 최소보장액이 매출의 76.9%인 1000억원에 달한다. 매출 수수료 비율은 술 · 담배 35%,향수 · 화장품 30%,패션잡화 20~25% 선이다. 면세점 영업료는 인천공항 총 매출의 36%를 차지한다.

공항 이용객 감소도 면세점들의 경영난을 악화시키고 있다. 공항공사 측은 2007년 2기 사업자 입찰시 출국자수가 매년 8%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사업자들은 1기 때보다 4~5배 높은 영업료를 써냈지만 출국자수는 거꾸로 감소하고 있다. 인천공항의 출국자수는 2007년 1536만명에서 지난해 1475만명으로 3.9% 줄었고,올해도 1400만명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진석/안상미/인천=김인완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