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처럼 마음먹고,노라조처럼 대응하라."

입사 면접에 정답은 없다. 구직자들이 취업 단계에서 면접을 어느 것보다 더 어렵게 느끼는 이유다. 그렇다고 운에만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전문가들은 정답은 없지만 성공률을 높이는 노하우는 분명히 있다고 얘기한다. 인터넷에 관련 노하우와 경험을 적은 글이 넘쳐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면접 노하우를 찾아 조금만 눈을 돌려보자.면접 성공비법은 여러 유명인들의 스토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면접의 마음가짐은 '내가 최고'

축구스타 박지성은 그의 에세이 '멈추지 않는 도전'에서 "경기장에 들어서기 전에 항상 주문을 외운다"고 밝혔다. "내가 이 경기장에서 최고다. 이 그라운드에서는 내가 주인공이다. 여기 22명의 선수가 있지만 나보다 나은 녀석은 아무도 없다. (중략).그라운드에서 좋은 플레이를 하기 위해 축구선수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자신감이 없으면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절대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없다. "

면접에서도 가장 중요한 제1원칙은 자신감이다. 면접관들을 앞에 두고 위축된다면 나란히 앉아 있는 경쟁자들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자신이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해낼 수 있다는 마인드 컨트롤을 한다면 상당한 도움이 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나친 자신감이 오만으로 비춰진다면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압박 면접에는 노라조처럼

2인조 밴드인 노라조는 탄탄한 실력에 독특한 이미지를 더해 차별화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들은 남다른 악플(악성댓글) 대처법으로 또 한번 화제를 모았다. "립싱크 할거면 때려쳐","답:저희끼리도 입을 못맞춰 립싱크를 못하고 있습니다" "가수 맞나?" "답:한놈은 하도 까불어서 사람들이 개그맨으로 더 많이 알고 있고요,한놈은 말없이 폼만 잡아서 외국인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수라고 인정해주 때까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너희들 보면 토 나온다" "답:맞습니다. 저희도 서로 보면 토할 것 같습니다"

노라조는 이처럼 자신들에 대한 비난에 반발하거나 부인하기보다는,대범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대처해 인기를 가중시켰다. 전문가들은 최근 유행하는 압박면접에서도 노라조와 같은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면접관들의 지적,비아냥 등에 흥분하거나 의기소침하기보다는 당당하게,현명하게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외국어는 반드시 갖춰야 할 경쟁력

흔히 스포츠 선수는 운동만 잘한다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골프선수 박세리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한다. 투어 생활에 자신감을 갖고 다른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려면 영어에 반드시 익숙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세리는 미국 진출 초창기인 1998년만 해도 영어를 못해 시합에 나갈 때마다 위축됐다고 한다. 외국사람만 다가와도 겁이 덜컥 났다고 회고한다. 이 때문에 전화 냉장고 등 집안에 있는 사물에 일일이 영어 단어 카드를 붙이고 외우는 방법으로 기초를 닦았다. 또 영어 개인교사를 통해 하루 1시간씩 교육을 받고 쉴 때는 TV 만화영화를 즐겨 보며 청취력과 표현력을 길렀다. 대회에 나가서도 동료들에게 일부러 다가가 영어로 말을 걸기도 했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은 행동의 자연스러움을 낳았고 실력 향상으로 이어졌다.

외국어는 기업인들에게 글로벌 환경에서 생존을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구직자들에게도 영어 실력은 자신감에 영향을 끼치고 이는 곧 면접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된다.

◆튀지 않는 듯 남달라야

구한말 애국자로 유명한 월남 이상재 선생은 18세가 되던 해 고향을 떠나 서울의 박정양 대감 집에 얼마간 머물렀다. 당시 판서였던 박 대감 집에는 그의 눈에 띄어 벼슬이나 한자리 얻어보려는 문객들이 수도 없이 들끓었다. 처소가 다르고 지위가 다른 월남으로서는 좀처럼 기회를 잡기 어려웠다.

월남은 어느 날부턴가 매일 짝이 다른 버선을 신고 다녔다. 한쪽은 새 버선,나머지 한쪽은 다 낡아 떨어진 헌 버선 차림이었다. 하인들이 이를 보고 웃기 시작했고 온 집안에 이 소문이 퍼졌다. 소문을 들은 박 대감은 호기심이 발동해 그를 자기 방으로 불러들였다. 불러보니 과연 짝버선 차림이었다. 박 대감이 "어째서 짝버선 차림으로 다니느냐"며 묻자 월남은 "객지에 살다 보니 한쪽씩만 갈아신었다"고 천연덕스럽게 답했다. 속내는 박 대감과의 만남을 빠르게 성사시키기 위한 아이디어였다. 수많은 지원자들 틈에서 자신만의 차별화 전략을 찾아낸 것이다. 박 대감은 그의 지혜와 당당함을 보고 그 후 평생 친구로 지냈다고 한다. 면접에서 튀지 않게 자신만의 짝버선을 준비해보자.

◆지식은 경험에서 나온다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주인공 자말은 거금이 걸린 TV 퀴즈쇼에 나가 당당히 우승한다. 빈민촌 출신으로 변변한 교육과정도 거치지 않은 그가 막힘없이 문제를 풀어나가자 '부정이 아니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경찰서에 끌려가 고초를 겪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지식이 굴곡진 삶을 통해 체득한 경험에서 비롯된 것임을 곧 알게 된다. 몸을 부딪히며 얻어낸 다양한 경험이 그에게 남다른 지식이 된 것이다.

최근 기업들은 살아 있는 경험을 가진 구직자들을 선호한다. 특히 해당 기업에 특화된 실전 경험을 갖추길 원한다. 스펙 경쟁에 빠져 이력서를 채우기를 궁리하기보다는 인턴이나 아르바이트 경험 등을 통해 현장을 돌아보자.면접에서 얘기치 못한 상황에 부딪히더라도 다양한 실무 경험을 가지고 있다면 이론 공부에만 매진한 사람보다 더 빠르고 창의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도움말=이근면 삼성광통신 대표/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