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심상치 않다. ETF(상장지수펀드)를 제외한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6월 이후 1조7000억원 이상이 이탈했다. 환매 발생 요인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반적인 자산시장의 회복과 관련이 깊다. 신흥국을 필두로 선진 증시가 순항하면서 마이너스였던 펀드 수익률이 일부 회복됐기 때문이다. 자금 유입의 상당부분이 고점 부근에서 이뤄진 데다 거치식 투자가 많아 수익률 회복이 손실 확정 수요로 연결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 가지 이유는 해외 펀드에 적용되던 매매차익 비과세 조치가 올 연말로 종료되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투자자들의 환매심리를 자극한 것이다. 예컨대 금융소득이 4000만원 이상인 고소득자의 경우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해당돼 초과분에 대해 다른 소득과 합산해 누진세율이 적용된다. 그러면 세 부담에 따른 세후 수익률이 낮아져 해외 펀드는 매력이 경감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애물단지로 전락한 해외 펀드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해외 펀드는 자산 배분 전략상 여전히 관심을 둬야 할 투자 자산이고,연내에 대비를 하면 비과세 혜택을 연장할 수 있다.

우선 해외 펀드는 포트폴리오 투자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만 투자할 때의 시장 리스크를 해외 국가로 분산시킨다는 점에서 순기능적 역할을 한다. 2000년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동조화로 예전에 비해 영향이 축소되긴 했지만 그래도 국내 시장에만 투자했을 때보다 위험 분산의 기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둘째로는 성장성 높은 국가에 투자해 큰 자본차익을 추구할 수 있고,신규 투자 기회를 발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해외 증시에는 수백가지의 ETF가 상장돼 있고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다양한 투자 기회가 존재한다. 새로운 투자 기회의 발굴로 안정적인 절대수익을 얻는 이른바 'α전략'이 가능하기 때문에 세금효과에도 불구하고 투자 매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또 연내에 절세펀드에 투자하면 2010년 이후에도 성장성과 기대수익이 높은 해외 펀드에 투자하면서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먼저 장기주식형 펀드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장기주식형 펀드는 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주식에 투자하고 분기별 300만원(연 1200만원) 이내에서 3년 이상 적립식으로 투자시 불입액의 일정부분을 소득공제해 주고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장기주택마련펀드 및 연금저축펀드를 활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장마와 연금저축 펀드도 정해진 요건을 충족할 경우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외 펀드는 내년부터 세금 부과로 투자 매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해외 펀드 투자 비중을 '제로'로 만들어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해외 펀드의 투자 비중을 조정하고 신규 투자자라면 앞서 언급한 비과세 상품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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