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3분기 상위권 제약사들의 영업이익이 급증,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상위권 제약사들이 지난 3분기 매출에서 정체를 보였지만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제약과 종근당은 3분기 매출이 2분기 대비 2% 증가에 그친 반면 영업이익은 약 30%씩 급증했다.

대웅제약도 전기 대비 2%대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무려 53%나 뛰었다.

같은 기간 일동제약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96%로 매출액 증가율(13%)의 7배가 넘었다.

한미약품의 경우 영업이익 증가율이 9%로 비교적 낮았지만, 매출이 1% 줄어든 데 비해 이익이 많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유한양행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해 차이를 보였다.

상위권 제약사들이 대부분 매출에서 큰 성장을 하지 못하고도 1분기만에 큰 폭으로 이익이 뛴 배경은 3분기 들어 마케팅과 영업 지출을 크게 줄였기 때문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 마케팅 비용을 크게 줄인 결과 매출이 거의 늘지 않았는데도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1분기만에 여러 제약사들의 영업이익이 동시에 급증한 데 대해서 8월부터 시행된 '리베이트 약품 가격인하' 규정의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상위권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제도시행 초기에 적발돼 '본보기'가 될까 우려한 제약사들이 '눈치보기 영업'을 하며 몸을 사렸다"며 "병의원 영업비용을 보수적으로 지출하다 보니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케팅 비용을 줄였다는 제약사들이 3분기 TV 광고비는 늘린 사례가 적지 않다.

종근당의 3분기 TV 광고비는 전년 대비 무려 165%가 늘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리베이트로 구설수에 올라 공격적 영업을 앞서 중단했던 제약사들의 경우 이번 3분기에 영업익 변동폭이 크지 않은 것도 이런 설명을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 분기 영업이익이 '반짝' 좋아졌지만, 업계 전체로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정부의 새 약값 정책의 여파로 내년에는 업계가 크게 위축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