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신약개발에서 상당한 잠재력이 있습니다."

19일 오후 3시 대덕연구개발특구 안에 위치한 한국연구재단 대강당.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개발한 김정은 박사는 연구재단의 300여 연구.행정원이 참석한 가운데 신종플루와 타미플루에 대한 설명을 시작으로 강연을 이끌어 나갔다.

재일동포인 김 박사는 우선 한국의 신약개발 기술에 대해 "수준이 높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에서 태어나 동경대 제약학과를 나온 뒤 미국 오리건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 박사는 현재 타미플루를 개발한 미국 제약회사인 길리어드에 화학담당 부사장으로 재직중이며, 1996년 타미플루 개발을 주도했다.

김 박사는 "규모가 작더라도 세계적 수준을 갖춘 한국 제약회사들은 규모가 큰 세계적인 제약회사들이 요구하는 신약을 개발하면 된다"며 "한국은 기술 수준이 높기 때문에 신약 개발도 잘할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날 김 박사는 신종플루가 어떤 질환인지, 타미플루를 어떻게 개발하게 됐는지 등을 친절하게 설명했다.

김 박사는 "중국 토착식물인 '스타아니스'에서 원료를 얻었다"며 "이 원료를 활용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인체감염을 일으키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 '뉴라미니다아제'의 활동을 억제하는 '타미플루'를 제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사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인체감염원이 뉴라미니다아제 탓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 1970년대로 이에 대한 항바이러스제를 만드는 것은 오래된 과제였다"며 "당시에는 기본원료인 토착식물의 비용이 너무 비쌌다"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김 박사는 또 "타미플루를 써서 변종이 생겼다는 데이터는 아직 없다"며 "신종플루는 계절적 질환이기에 시간이 지나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길리어드사가 개발한 타미플루는 스위스 제약회사인 로슈홀딩이 특허권을 사들이면서 현재까지 로슈홀딩이 독점 생산하고 있으며, 특허권은 2016년까지다.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kjunho@yna.co.kr